대전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도시철도 2호선과 충청권철도 계획을 담은 홍보유인물 60만부를 제작, 지난 7·8일 이틀에 걸쳐 동·중·서·유성구 등 4개구에 배포했다. 하지만, 대덕구는 현재 시와 구의 역학관계를 들어 배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시가 직접 대덕구에 할당된 3만 4000부가량을 배포했다.
이를 위해 시 자치행정과장 주재로 5개 구청 담당 과장과 각 동을 담당하고 있는 사무관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이 홍보물 배포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대덕구는 '대전시 홍보물과 관련한 구의 입장'이라는 홍보유인물 7만5000부를 제작했고 조만간 구민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대덕구가 제작한 홍보물에는 대전시ㆍ대덕구 노선을 비교해 타구와 형평성, 인구밀집지역을 제외한 것과 1호선 중 대덕구만 완전 배제된 점, 교통소외지역 배려 차원에서 대덕구 경유가 필요하다는 것이 들어있다.
앞서 대덕구는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 대전시를 비판하는 내용을 스크랩한 '언론에 비친 시정비판' 자료를 지난 6~7일 직원과 자생단체 교육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덕구 관계자는 “도시철도 2호선과 충청권철도에 대해 대덕구의 의견을 구민에게 알리기 위해 홍보물을 제작하게 됐다. 이번주 내 인쇄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염홍철 대전시장은 도시철도 관련 시 홍보물을 거부한 대덕구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염 시장은 지난 1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시는 대덕구만을 대상으로 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덕구에 사는 시민과 150만 전체 대전시민을 대상으로 시정을 펼치는 것”이라며 “이번에 시에서 제작한 도시철도 관련 홍보유인물을 대덕구가 구민에게 배부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또 “시에서 제작해 시민에게 배부하는 유인물을 마치 '불법유인물'처럼 생각해 배부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도시철도 2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이후 시와 자치구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시와 자치구가 도시철도 2호선 홍보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전의 한 공무원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놓고 대전시가 맞다 대덕구가 맞다고 서로 경쟁해 홍보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다”며 “갈등양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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