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전염병은 전염력이 강해 집단 발병하거나 치사율이 높아 이에 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철 전염성 질환에 대해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강지현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레지오넬리병 - 노인ㆍ면역 저하자에 집단발생
▲ 강지현 교수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
▶비브리오 패혈증 - 조개껍데기 등 상처에 의해 균 침입
패혈증균인 비브리오 블리니피쿠스(V. vulnificus)에 의해 여름철 해안지역에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해안에서 조개껍데기나 생선 지느러미 등에 의해 생긴 상처로 해수에 있던 균이 침입했을 때는 상처 부위에 부종과 홍반이 발생한다. 급격히 진행돼 대부분의 경우 수포성 괴사가 생긴다. 잠복기는 12시간이며, 대부분 기존 질환이 없는 청장년에서 발생하며, 항생제 및 외과적 치료에 의해 회복한다. 기존에 간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오염된 해산물을 먹은 뒤 발생하는 원발성 패혈증은 갑작스런 발열, 오한, 전신 쇠약감 등으로 시작해 때로는 구토와 설사도 동반한다. 치사율이 40~50%로 매우 높다.
예방을 위해 어패류를 56도 이상의 열로 가열하여 충분히 조리한 후 섭취해야 하며, 특히 음주를 많이 하고, 간에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생선회를 먹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여름철 해변에 갈 때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상처가 났을 때는 맑은 물에 씻고 소독을 한다.
▶콜레라 - 극심한 설사로 탈수현상까지…반드시 격리 치료
콜레라균은 주로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 과일, 채소 특히 연안에서 잡히는 어패류를 통해 감염된다. 환자의 구토물이나 분변 속에 배설된 콜레라균이 감염되기도 한다. 6시간에서 길게는 5일까지의 잠복기를 거치며, 대개 24시간 내외에 발생한다. 전형적인 증세는 잠복기가 지난 후 과다한 물설사가 갑자기 시작되며 복통은 없다. 심한 경우 쌀뜨물 같은 설사와 함께 구토, 발열, 복부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극심한 설사로 심한 탈수현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사망할 수도 있다. 또한 무증상 감염자나 만성보균자가 존재할 수 있다.
콜레라 환자는 반드시 격리 치료해야 하며, 탈수정도를 파악하여 손실된 수분 및 전해질을 신속히 보충해 주고, 항생제를 사용하여 치료한다. 콜레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의 섭취를 금한다.
끓는 물에서는 순간적으로 죽기 때문에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음식물은 철저히 끓이거나 익혀서 먹어야 한다. 특히 음식물을 취급하기 전과 배변 뒤에 손을 씻어야 한다.
▶장티푸스 - 보균자의 대·소변에 의해 음식물과 물로 전파
장티푸스균은 주로 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에 오염된 음식물과 물로 전파된다. 잠복기는 1~3주이며, 보통 발병 1주 후부터 회복기 내내 대·소변으로 균을 배출하므로 전염가능하다.
회복기 이후부터는 일정하지 않다. 치료하지 않는 경우 약 10%의 환자는 발병 후 3개월까지 균을 배출하고 2~5%는 영구보균자가 된다. 전형적인 증상은 지속적인 고열, 상대적인 서맥, 백혈구감소증이 있다. 장천공, 장출혈, 독성 뇌병증, 뇌혈전증 등의 합병증이 가능하다.
치료는 수액요법과 항생제를 사용하며 장천공이나 출혈 등의 합병증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장티푸스환자는 격리해서 치료, 관리한다. 예방접종 백신으로 비경구용 아단위백신과 경구용 약독화생백신이 있다. 전 국민이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는 없고,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나, 장티푸스에 걸려 타인에게 전염시킬 위험이 높은 사람(식품위생업소 종사자, 집단급식소 종사자, 급수시설 관리자, 어부, 어패류 취급자 등)만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건양대병원 강지현 교수는 “여름철 전염병은 전염률이 높고, 치사율도 높은 질환이 대부분으로,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인 및 집단의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며 “손을 자주 씻고, 물을 끓여 먹는 등 최소한의 주의만 기울여도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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