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1일 국방과학연구소(ADD) 박태학 책임연구원을 한국형 발사체(KSLV-2) 개발 사업단장으로 임명하면서 항우연 내부에서 독립성을 보장해줬다.
사업단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내부조직으로 설치되지만, 사업단장이 조직·인사·예산 등에 대한 전권을 갖고 독립적으로 사업단을 운영한다는 게 교과부의 기본 방침이다.
항우연 내부에선 처음 도입되는 사업단의 독립적 운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처럼 항우연 내에서 독립성이 보장된 기구는 처음이어서 내부 직원들도 위상 설정에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우연 원장과 사업단장의 지휘 체계도 현재까지는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사업단은 엄연히 항우연 내 조직으로 교과부가 기획한 대로 독립적인 예산집행이나 감사 체계가 현실적으로 가능 할 것인가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항우연과 사업단 간에도 '다툼'의 소지도 많다. 나로호 발사 준비 작업에는 양쪽 연구원들이 대부분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율도 이루어져야 한다.
문제는 나로호 발사는 항우연이 전적인 책임을 맡고 있고, 사업단은 아리랑 위성 등과 같은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는 임무를 띠고 있어 이들 두 주체가 업무 영역을 잘 조율하지 못하면 내홍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신임 원장에 이어 발사체 단장까지 항우연 외부 인사가 임명돼 내부 구성원과의 소통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항우연의 한 관계자는 “발사체개발사업단은 별도 사업단이지만 항우연과의 위상, 예산집행, 감사 문제 등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가 커다란 고민거리”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아리랑 위성과 비슷한 1.5t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지상 600~800㎞)에 올려 놓을 수 있는 3단형 로켓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2010년 시작돼 2021년까지 12년 동안 3단계로 나눠 개발한다. 사업비는 1조5449억원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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