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걷고 기타 배우고 “도시학교 안부러워요”

올레길 걷고 기타 배우고 “도시학교 안부러워요”

천혜의 환경속 자연스레 아토피 개선… 입소문에 학생 두배늘어 인동코스로 인성·체력단련, 산책길 거닐며 자연사랑 몸에 익혀

  • 승인 2011-07-12 14:04
  • 신문게재 2011-07-13 9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중도일보ㆍ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 바른품성 5운동] 태안 시목초등학교

흔히들 외딴 시골마을 학교라면 도심지 학교에 비해 많이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더욱이 전교생수가 도심지 학교의 1~2개 학급 수준이라면 도대체 뭘 할 수 있을까 괜한 의구심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몰라도 한참을 모른다. 요즘같이 교육에 대한 열의가 하늘을 찌를듯한 기세속에서 소규모 학교가 오히려 큰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되레 시골학교로 전학하기를 강력히 희망할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학생수의 급감으로 폐교위기로 몰리고 있는 미니학교들은 학교를 살리기위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맞춤형 특기적성학습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기타연주 교육시간에 진지하게 연주법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
▲맞춤형 특기적성학습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기타연주 교육시간에 진지하게 연주법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
이른바 맞춤형 교육과 특성화·차별화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미니학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말로만 하는 친환경학교가 아니라 아토피를 앓고 있는 학생들이 맘껏 뛰놀고 효과를 개선하는 학교가 그런 학교다. 여기에 강인한 인성함양까지 고려한다면 소위 말하는 도심의 유명학교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

태안읍에서 만리포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다보면 나타나는 시목초등학교(교장 양승공).

시목초는 한때 전교생이 30여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배 가까이 학생수가 늘어나면서 시골학교가 어떻게 하면 큰 인기를 끌면서 학교가 살아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주는 맞춤형 교육에서 부터 환경을 고려한 교육프로그램까지 교육공동체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큰 꿈과 깊은 생각, 새로운 도전으로 행복한 미래를 여는 시목초에서 바른품성 5운동과 더불어 불어오는 학교문화의 새바람을 느껴본다.

▲새로운 변화=태안읍에서 만리포해수욕장 방향으로 5분여를 따라 가다보면 한 눈에 들어오는 시목초에서는 도심지의 학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욕설이나 거친 말을 들을 수 없다. 또 친구가 다투거나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없다. 혹시나 이런 일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주변의 학생들은 의아해 한다. 간혹 인근학교에서 전학온 학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말투를 조금이라도 거칠게 했다간 스스로 얼굴이 붉어지고 만다. 이는 교사들의 꾸준한 노력과 학부모 및 지역인사로 구성된 교육공동체에서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품성을 지닐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나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충남교육청으로부터 바른품성 5운동 선도학교로 지정된 이 학교는 바른품성 5운동을 통해 자기중심이 아닌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 무학년 형제ㆍ자매투게더를 조직해 현장학습시 동생 돌보기, 공부 도와주기 등 형제간의 우애를 다지며 이웃과 더불어 남을 배려하고 있다. 학부모 역시 다양한 연수기회를 통해 자녀에 대한 진로지도와 자녀와의 올바른 대화법, 미래의 교육과정 등을 이해하며 학생들의 바른품성 5운동 실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시목초의 바른인성 함양을 위한 변화에는 교육공동체 카페도 한 몫 하고 있다. '동영상 칭찬릴레이'게시판을 통해 다른 학생들의 모범행동을 찾는가 하면 배워 실천하려는 의지를 키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추구에 이 학교 학생들은 웃어른과 장애인을 배려하는 몸과 마음가짐은 물론 바람직한 훈화 경청태도, 공연장에서의 관람예절, 급식실에서의 질서 등 이미 기본에 충실하다.

몸에 밴 학생들의 바른 품성은 2007년 12월 태안 기름유출 사고시 쓰레기 줍기 등 환경정화봉사활동 등을 통해 여실히 증명하기도 했다.

▲ 학생들이 시목올레길 프로그램시간에 모내기를 마친 논을 관찰하고 있다.
▲ 학생들이 시목올레길 프로그램시간에 모내기를 마친 논을 관찰하고 있다.
▲인동(忍冬)코스 프로그램=시목초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이행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시목초의 대표적인 인성 프로그램이기도 한 인동코스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강인한 심성을 기르기 위한 것으로 체력증진과 인성지도를 함축해 놓고 있는 것이다.

내용은 학생과 학부모는 칭찬, 질서, 공경, 봉사, 나라사랑 등 인성영역과 줄넘기, 윗몸일으키기, 수영, 외발자전거 등 체력영역에 대해 스스로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실천한다. 매월 말 자신의 실천정도와 실력을 스스로 평가해 새롭게 다짐을 하게 한다. 학교측은 매월 우수 학생에 대해서는 시상도 한다.

▲시목올레길서 자연사랑=이 학교는 자연과 더불어 바른 인성을 함양한다. 시목올레길이라고 붙여진 산책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우리 고장의 사계와 농촌의 생활모습, 산과 들에 자라는 동식물의 모습 등을 관찰하면서 심신이 건강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학생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이를 위해 모내기 철에는 모내기 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쑥 뜯기, 야생화 이름 알아보기, 맨발로 걷기, 물 속에 사는 작은 생물 찾아보기 등 자연의 혜택을 체험하며 자연사랑을 키운다.

한편 시목초는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문화예술분야 체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전개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연중 실시하는 수영교육과 프로야구 및 축구경기 관람, 찾아가는 국악교육 등 다양한 문화체험기회를 갖도록 하고 있다.

●시목초등학교는?

1947년 소원국민학교 시목분교장으로 개교해서 49년 시목초로 승격했다. 올해로 60회 졸업생을 배출한 시목초는 전교생 69명으로 전형적인 소규모 농촌학교다. 시목초는 한 때 학생수가 37명에 불과해 폐교와 통폐합의 위기로 내몰렸으나 학부모, 지역인사 및 교직원들의 협의체인 시목초교육공동체의 노력으로 태안군 관내에서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탈바꿈했다. 실제 2005년 이후 전·입학문의가 끊이지 않으면서 줄곧 학생수가 늘고 있다.

/이승규 기자 esk@


<관련 기사>
•“교육공동체는 시목초의 자랑, 폐교위기 벗어나는데 큰 역할”
http://www.joongdo.co.kr/jsp/article/article_view.jsp?pq=20110712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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