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계속되는 폭우속에 수해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11일 대전시 중구 대사동 한 빌라 인근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건물이 매몰되자 중장비가 동원돼 흘러내린 토사를 치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지난 10일 오후 7시께 느닷없는 산사태로 중구 대사동 A빌라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거실 유리창은 남김없이 산산조각이 나 있었으며 안방은 내부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토사가 가득했다. 옥상에는 굵기가 70~80㎝의 나무가 뽑힌 채 나뒹구는 등 올라설 공간도 없었다.
주민 윤정원(38)씨는 “어제 저녁에 TV를 시청하면서 저녁상 앞에 가족들이 앉았는데 갑자기 천둥같은 소리가 나면서 토사가 들이닥쳐 죽는 줄로만 알았다”며 “6가구가 현재 입주해 있는데 5가구 모두 토사가 밀려들어와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일부는 경로당으로 피신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주말 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대전·충남지역에서 발생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산사태가 발생하는가하면 피해가 복구되지 않아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손 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대전·충남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부터 11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대전·충남에서 사망 1명, 부상 2명 등의 인명 피해를 냈다.
10일 오후 4시께 서천군 장항읍 원수리에서 토사 유출과 소나무가 넘어지며 주택이 파손되면서 서모(81)씨 부부가 다쳐 인근 병원에 이송됐지만 부인 구모(78)씨가 목숨을 잃었다. 또 같은 날 오후 7시 도마~반포간 국도 1호선 왕복 4차선 도로 50m 구간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차량을 덮치면서 차량 운전자 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대전에서는 모두 47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중구 대사동과 서구 정림동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빌라로 쏟아져 해당 주민들은 경로당 등 인근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도 발생해 대전에서는 10일 오후 7시 도마~반포간 국도 1호선 왕복 4차선 도로 50m 구간이 흘러내린 토사로 가로막혀 현재 1차선만 통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나머지 2차선은 13일 복구가 완료될 전망이다.
충남에서도 부여 세도면 지방도 615호의 사면이 10m가량 유실됐을 뿐만 아니라 농어촌도로 120m, 논산·성동·연무 60m, 서천·문산·은곡리 30m, 문장리 30m 등 모두 5개소 130m의 도로가 폭우 피해로 유실됐다. 이번 비로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각각 97㏊, 4008㏊의 농경지가 침수가 된 상태다.
대전의 경우 유성구 원신흥동 27㏊는 침수가 복구되지 않았다. 충남에서도 서천 2741㏊를 비롯해 부여 668㏊, 논산 598㏊, 계룡 1.0㏊ 등에서 농경지가 침수됐다.
사유시설 침수도 속출했다. 대전에서는 대사동을 비롯해 용계동, 정림동 등 13동 1만4000㎡가 물에 잠겼다.
충남에서는 논산시 대교동 9동과 서천군 서천읍 1동 등 10동이 침수됐다.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피해규모가 불어나지 않도록 피해현장 복구 전념과 폭우 대비 철저한 시설물 점검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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