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당내 경선을 거치며 다음해 총선에서 상당수 인사들은 '공천파동'에 휩싸여야 했고, 한나라당의 18대 총선 패배 이후 친이계 인사들은 대부분은 공기업 사장 등에 기용됐지만 친박계 인사들은 권토중래하며 그야말로 '야인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4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박근혜 전 대표가 다시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하며 친박계 인사들은 대부분 발빠르게 외곽조직 결성 등을 통해 세를 규합하고 있는 반면, 친이계는 아직까지 뚜렷한 구심점 없이 세결집의 시기를 저울질 하며 '각자도생'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 캠프에 참여 했던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친이계의 경우 대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칠환 전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과 충남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문표 농어촌공사 사장·전용학 조폐공사 사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면면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모두 현 정부에서 공기업 사장을 지냈다.
이 밖에도 친이계에서는 경선 당시 대전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영관 전 대전시의회 의장이 지난 지방선거 이후 충북대 병원 감사로 재직 중이다.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 캠프에서는 강창희 전 최고위원이 중부권 특별대책위원장을 맡았었고, 이양희 전 의원이 대전선대위원장을, 이진구 전 의원이 충남선대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이들 대부분이 지난 4년을 야인으로 보낸 셈이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대선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의 엇갈린 명암이다.
한나라당이 충청권 18대 총선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하는 참패를 겪었지만, 그 이전에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으로 김칠환 전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전 선대위원장을 맡고도 공천에서 탈락했다.
또 친박계에서는 이재선 당시 시당위원장이 공천에서 탈락,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으로 옮겨 3선에 성공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았고, 박 전 대표의 대전선대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이영규 서구갑 당협위원장도 공천에 탈락, 친박연대의 이름을 걸고 총선에 나섰으나 낙선했다.
이후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현재 오히려 더 분주한 것은 다시한번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는 친박계 인사들이다.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가 조만간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친박계 외곽조직이 속속 외형을 갖추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강창희 전 최고위원은 희망포럼의 상임고문을 맡아 전국조직의 외형을 갖추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며 개인적으로는 중구에서 6선 고지에 도전하기 위해 분주하다.
또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사실상 정계를 은퇴한 이진구 전 의원은 최근 또 하나의 친박조직으로 외형을 갖추고 있는 충청미래정책포럼에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반면 지역에서 친이계 핵심으로 역할을 해 온 김칠환 전 사장과 홍문표·전용학 사장은 공기업 사장 등의 이력을 바탕으로 제각각 조심스레 내년 총선을 위한 물밑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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