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지난 해는 충남발전연구원에 건립 타당성 분석과 기본 구상을 의뢰해 건립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당시 연구진은 서해권역 지자체 차원의 해양(해안)오염사고 방지책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해양 오염사고에 대한 대응 시스템 개발 등을 연구할 연구기관의 필요성을 설립 근거로 제시했다. 또 사고 복구에 헌신한 자원봉사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해양환경의 중요성과 해양오염사고 경각심을 고취할 수 있는 장소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국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79.8%가 해양관련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답해 기념관 건립이 속도를 내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어 올해 안으로 착공에 들어가 2013년 개원한다는 당초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기념관 건립이 늦어지는 이유는 기념관 건립 비용 부담을 놓고 정부와 충남도간 이견을 보이기 때문이다. 도는 기념관 건립사업에 필요한 224억원이 전액 국비로 지원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류유출 사고가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했지만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바 있고 전 국민의 관심과 노력으로 피해가 복구된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반해 정부는 연구기관 설립에 전액 국비가 투입된 선례가 없고 운영 방법이 명확하지 않아 전액 국비 지원은 불가능한 만큼 지자체가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우선 기본 설계비 10억원을 요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추진일정은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념관 건립이 차일피일 미뤄질수록 유류유출 사고의 교훈마저 잊혀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태안군 유류피해대책위 관계자는 “사고 후 복구가 빠르게 진행돼 태안이나 서해안 수산물 등이 위험하다는 인식은 사라져 다행이지만 사고로 얻은 교훈마저 빠르게 잊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유류유출사고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해양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기념관 건립이 조속히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