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 충청권 사업개요·지역 파급효과
3. 정부, 지자체 의견 적극 반영 필요
4. 과학벨트 전담기구 격상해야
5. 전문가 의견
▲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확정된 대전 유성 신동지구 모습. |
과학벨트 거점지구인 대전 신동지구(170만㎡)와 둔곡지구(198만㎡)의 부지매입비가 과학벨트 예산(5조2000억원)에 포함되지 않은 것.
정부는 과학벨트가 대전으로 내려오는 만큼 부지매입비는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며 대전시를 압박하고 있어 지역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수년 동안 추진해 온 국책사업 추진 선례를 비춰 볼 때 과학벨트 부지매입비의 지자체 부담은 설득력이 낮다.
대표적인 국책사업인 2014년까지 9부2처2청과 35개 정부 행정기관을 연기·공주로 이전하는 세종시 건설사업의 경우 8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국비에 부지매입비 1조원 가량이 포함돼 있다.
이명박 정부가 총 사업비 22조원을 들여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도 각종 보상비로 2조8000억원이 책정, 집행됐다.
특히 정부가 과학벨트 추진 당시 부지매입비는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을 뿐더러 사업 예산을 당초보다 1조7000억원 증액했음에도 부지매입 비용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정부의 잘못이 크다는 비판이다.
지역정치권은 이같은 이유를 들어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는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지어 여권 내에서조차 국고 지원의 당위성을 제기하고 있을 정도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동구)은 지난달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과학벨트는 현 정부의 국책사업임을 감안할 때 정부가 강력 추진하는 4대강 사업처럼 부지매입비 등의 비용부담을 국가가 책임진다고 확실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임 의원은 “과학벨트 사업은 거점지구로 선정된 대전시에만 혜택을 주는 사업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선진 과학강국으로 만들어 줄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는 국책사업인 만큼 반드시 정부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당권주자 신분으로 지난달 20일 대전을 찾았던 남경필 의원도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부담 주체는 국고로 지원하는 게 합당하다”며 “땅 조성비용을 포함한 부지매입비는 1조원에 달해 이것을 지자체에 부담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대전시도 정부에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재원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오다 현재는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필수 면적 165만㎡(50만평) 기준으로 할 때 4000억원(조성비 제외) 정도로 추정되는 부지매입비를 대전시가 부담하기엔 지자체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의견이다.
대전발전연구원 강영주 박사는 “과학벨트는 국책사업인 만큼 부지매입비는 전액 국비로 추진하는 게 맞다”면서 “3.3㎡당 100만원만 잡아도 전체 부지가 165만㎡(50만평)로 지자체가 부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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