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고 녀석 맛나겠다] 티라노가 초식 공룡 아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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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고 녀석 맛나겠다] 티라노가 초식 공룡 아빠라고?

가족사랑 되짚는 셀 애니메이션 감독: 후지모리 마사야, 목소리 출연: 최재호, 정선혜

  • 승인 2011-07-07 18:26
  • 신문게재 2011-07-08 10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초식 공룡 엄마 품에서 자란 하트는 육식 공룡과의 사투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다. 자신이 육식 공룡이라는. 엄마 곁을 떠난 하트는 막 알에서 깨어난 초식 공룡 아기와 만난다. “고 녀석 맛나겠다”고 입맛을 다시는데, 그러나.

▲ 고 녀석 맛나겠다
▲ 고 녀석 맛나겠다
3D와 CG가 판을 치는 데 대한 반작용일까. 한 장 한 장 손으로 그린 셀 애니메이션 작품이 잇따라 관객을 찾는다. 손맛이 밴 ‘셀 애니’는 CG보다 훨씬 따뜻하고 정감 있다. 우리 영화 ‘소중한 날의 꿈’에 이어 일본의 ‘고 녀석 맛나겠다’가 개봉됐다.

‘고 녀석 맛나겠다’는 육식 공룡 아버지와 초식 공룡 아이, 절대 가족이 될 수 없는 이들의 아슬아슬하면서도 유쾌한 성장기다. 일본에서 150만부가 팔린 미야니시 타츠야의 그림책이 원작.

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이 과연 가족이 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눈을 뗄 수가 없다. 티라노 사우루스 ‘하트’는 안킬로 사우르스(초식 공룡) 아기 공룡을 보고 “고 녀석 맛나겠다”고 군침을 흘리지만, 정작 한 입 먹잇감은 자신의 이름이 “맛나”인 줄 알고 졸졸 따라다닌다. 아빠라고 부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열매를 따와서 건네는 데야 제아무리 포악한 육식 공룡이라 한들 어찌 사랑스럽지 않겠는가.

홀로 살아갈 때를 대비해 맛나를 강하게 훈련시키는 하트의 모습에선 자식을 걱정하는 아빠의 모습이 대비된다.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는 대목. 사실 하트도 초식 공룡 엄마 품에서 자랐다. 그런 육식 공룡이 다시 초식 공룡을 보듬게 되는 이야기는 다문화 시대에 접어든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랑스럽게 그려진 다양한 공룡들이 어린이들을 위한 볼거리라면, 무협영화에서 따온 스토리텔링은 어른들 용이다.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방학용 영화다.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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