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옥석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장 |
통계청이 실시한 '2010인구주택 총조사' 결과를 보면 도시지역이라 할 수 있는 동지역 인구는 3982만3000명으로 5년 사이 130만8000명이 증가한 반면 농촌지역인 읍면지역은 875만8000명으로 같은 기간동안 6000명이 감소했다. 도시를 향한 지역탈출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실제 농가인구는 485만명에서 311만명으로 174만명이 줄었다.
고령화는 더하다. 65세 이상 인구가 동지역이 9.2%인 반면 면지역은 27.8%이다. 이 비율은 농촌지역의 농민이 아닌 사람을 포함한 것이고, 실제 농민들 가운데 65세이상의 고령화 비율은 35%로서 초고령화 현상이다. 어쩌면 소득의 문제보다 사람이 떠나고 새 생명의 탄생이 보이지 않고 다만 늙어간다는 사실이 오늘날 농촌이 겪는 소외감의 본질일 수 있다. 농촌과 농민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은 그뿐이 아니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로 시작된 개방의 물결은 FTA추진까지 이어져 최근 타결된 것만으로도 그 피해액이 최소 3000억 원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부침과 영욕을 경험한다. 그러나 결과는 그 과정을 대하는 사람들의 철학과 태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나타남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운다. '공동체의 해체와 산업의 쇠퇴'를 '아니다'라는 말로 딱 잡아뗄 수 없는 우리나라 농촌의 현실,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그 답으로서 농촌진흥청이 강소농(强小農)을 주창하고 있다. 그 목표는 우리나라 농촌을 희망적인 모습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몸무게가 무거운 큰 규모의 농업이 반드시 강하고 좋은 것은 아니다. 생산의 3요소인 자본·토지·노동의 규모가 작다는 점은 우리의 분명한 현실이다. 여기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더한 개성 넘치는 생산과 마케팅활동을 통해 모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정교한 계획이 강소농 육성 프로그램에 탑재되어 있다. 도전정신, 기술력, 고객감동, 차별화, 틈새시장공략, 네트워크와 조직화 등 5가지의 실사구시적 방법론이 농업현장에 투입될 것이다.
농업의 위상과 의미를 재해석하는 시도는 지금도 계속된다. 어떤 이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말하는 '제4의 물결'의 진앙지로 농업을 꼽는다. 인류문명의 새로운 도약은 인간과 감성에 관한 것인데 농업, 식품, 외식을 연계시키면 문화, 건강, 감성, 치유, 엔터테인먼트를 포괄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가 동의하건 안하건, 농업의 역할과 모습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화에 쫓겨 숨 가쁘게 휘둘리는 존재가 되느냐, 변화의 주체가 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태도와 선택에 달려있다.
농촌에서 성장하고 농업을 공부하고 적어도 10년 이상씩 농촌지도직과 농업연구직을 경험한 필자는 입장에서 농촌진흥청의 강소농 육성 프로그램이 뭔가에 목말라하는 농업·농촌을 향한 물길이 될 것으로 확신하면서 여기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철학으로 뿌리 내려주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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