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김씨는 “언제 또 가격이 오를지 모른다”는 백화점 점원의 말에 결국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가방을 구입했다.
계속된 물가 상승으로 서민 가계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어도 명품의 고공 행진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일부 명품브랜드들이 오히려 가격을 올렸지만 이들 브랜드의 매출은 더욱 늘었다.
6일 대전지역 백화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올 상반기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1% 상승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의 경우 여름 정기 세일을 실시한 지난 달 24일 이후 5일까지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은 루이비통이 한국 내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4~5% 정도 인상한 시기로 실제로 이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루이비통은 가격 인상후 5일까지 매출이 11% 증가했다.
이렇게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FTA 발효로 관세철폐 후에도 종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시장에서 명품은 부를 과시하기 위한 물품으로 인식되면서 비싸면 더 잘팔리는 점을 감안한 판매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5월 샤넬이 평균 25% , 지난달 루이비통이 4~5% 가격을 인상한데 이어 역시 유럽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 역시 2일 평균 3% 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이로 인해 한-EU FTA 발효로 유럽산 의류와 구두, 가죽 가방 등에 부과되던 8~13%의 관세가 철폐됐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명품 가격은 종전과 같거나 오히려 더 오른 셈이 됐다.
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명품 브랜드들의 경우 품목별로 가격 인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었다”며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명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 앞으로도 매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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