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노당 후원' 지역교사 125명 소환조사

방학 일주일 앞… 왜 지금? 학생들 수업결손 등 우려…전교조 "의도적 탄압" 주장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검찰 소환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수업결손 등이 우려되고 있다.

대검찰청이 오는 9일까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라는 지침에 따라 일과 중에 소환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환을 통보받은 교사들은 '공무휴가'를 내고 검찰청으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6일 지역 교육계와 전교조 대전 및 충남지부에 따르면 민노당에 후원금을 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대전과 충남지역 125명의 교사가 지난 4일부터 대전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대전은 14명(타지역 이관 2명 포함), 충남은 111명이 대상으로 이들은 일과 중에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소환통보를 받은 교사들은 소환조사의 시기나 방법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주일 뒤면 방학이 시작돼 학생들의 수업결손이나 학사운영 등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굳이 지금 시점이어야 하냐는 것이다.

또 이미 조사를 통해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면소나 무죄 판결을 받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3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지만 추가로 조합원들의 계좌를 추적, 전교조를 기획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소된 9명에 대해 검찰이 1심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이고 이번에는 이들을 제외한 14명이 추가로 조사를 받고 있다”라며 “일주일 뒤면 방학이어서 이후에 조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칫 소환조사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까지 들먹여 교사들이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빼고 검찰로 향하고 있다”라며 “이는 대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동일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소환조사를 받는 교사나 전교조가 검찰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가 아닌 다른 교원단체에 소속된 교육공무원이 특정 정당에 후원금을 냈지만 이는 무혐의 처리하고 전교조 소속 교사들만 의도적으로 탄압한다는 것이다. 또 5000원에서 1만원에 불과한 소액 후원금을 냈지만 전국적으로 1600여명에 달하는 교사들을 동시에 소환통보해 조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 충남지부 관계자는 “2006년 이전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만큼 대다수 교사가 무심코 지나쳐 자신이 후원금을 내고 있는지 조차 잊고 있었던 경우가 많다”라며 “과연 이들에게 범법자로서의 처벌이 온당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mongky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