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봉호 통계교육원장 |
그러면 유능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능력이 필요한데, 이를 갖추는 일이 간단치 않은 것 같다. 글을 잘 읽는다는 것은 글의 내용을 잘 파악한다는 뜻인데, 글을 건성건성 읽어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책을 정독하고 인과관계를 면밀히 따지는 사고가 수반되어야만 가능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글을 잘 쓰는 것도 쉽지 않다. 글은 창작적인 글, 설명적인 글과 비판적인 글로 나눠지는데, 이 모두 개념에 대한 정의, 예시, 인용, 분류, 비교와 대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좋은 글이 써지는 것이다.
이렇게 읽기와 쓰기도 간단치 않은 일인데 유능한 시민이 되기 위한 세 번째 능력인 통계적 사고라 함은 도대체 무엇이며,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통계적 사고능력이란 첫째 개별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계수치로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표본을 바탕으로 전체를 그려낼 수 있어야 하며, 세 번째는 숫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스토리)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는 숫자를 근거로 정책수립이나 의사결정에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머릿속에서 동시에 비교 가능한 최대 개수는 5~6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예로,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살 때 가격, 디자인, 색상, 성능, 브랜드 등과 같은 여러 요인들을 모두 비교 분석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구매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개별적인 데이터가 많이 있을 때 이를 단순화하지 않으면 지식으로 되기가 어렵고 미래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평균과 같은 단순한 통계수치로 요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조사도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한데 돈이나 인력의 제약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고 대개 표본조사를 하게 된다. 그래서 표본에서 전체를 그려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유능한 요리사일수록 국물을 조금만 맛보아도 전체를 잘 알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숫자라는 것도 그냥 숫자로만 있으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순위를 매긴다든지 패턴이나 상관관계 등을 살펴보아 숫자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통계를 이용할 때에도 자료를 그냥 베끼는 것이 아니라 통계에 포함된 오류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잘 살펴보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이 유능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읽기와 쓰기 그리고 통계적 사고 세 가지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쉬운 것 같으면서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통계적 사고는 세상을 잘 이해하게 해주고 어떤 직업에서든 꽤 유용한 도구가 되는 바 이 능력의 배양이 필요로 되는 것이다.
통계청에서는 국민들이 통계적 사고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통계교육원에서는 지난해 한주 당 평균 3개씩 총 143개의 통계교육과정을 운영했으며, 여기에 참가한 인원도 1만6000명을 상회하였다. 또한 어릴 적부터 통계적 사고 능력이 발휘할 수 있도록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통계활용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유능한 시민이 되는데 갖추어야 할 통계적사고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통계교육을 통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통계교육원의 교육과정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기자나 교사 등 누구에게라도 개방되어 있다. 아무쪼록 많은 사람들이 통계적 사고능력을 함양하여 유능한 시민으로 활동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과 국가의 경쟁력이 올라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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