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섭 정치팀 |
이 전 대표는 최근 반값 등록금 문제에서 시작해 대통령과 손학규 대표의 회동, 중수부 폐지, 저축은행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현안을 넘나드는 수많은 발언을 쏟아내며 대표직에 있을 때 만큼이나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직에서 물러난지 채 두 달도 안되는 시점에서 말이다. 이 전 대표의 이러한 왕성한 활동력 덕분인지 일각에서는 당을 이끌고 있는 변웅전 대표의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표직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유력 정치인으로서 정치 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가 이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선진당=이회창당'이라는 등식으로 비춰지도록 만든다면 곤란한 일이다.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든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는 '1인 중심의 당 운영'을 비판하며 선진당을 떠났고, 이제 재결합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이다. 선진당 안팎에서도 그간 비민주적인 당 운영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으며, 선진당이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전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결심한 것도 바로 이런 상황에서 당 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용단이었을 법하다.
물론 스스로 수차례 공언한 것 처럼 그가 당무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더군다나 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필요는 없다. 특히 통합 문제와 관련해 당에서 쇄신특위 위원장에게 협상의 대표권을 부여한 마당에 이 전 대표가 기자간담회까지 가지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인다.
그 스스로의 말대로 대표직 사퇴는 장난이 아니다. 괜한 오해를 살만한 행보로 어려운 결단 속에 담긴 스스로의 진정성을 퇴색시킬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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