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하는 지혜·생활태도 물려줘야
▲ 김구섭 한국무역협회 건설추진단장 |
정부에 따르면 올 여름 전력공급능력이 7897만㎾인데 최대전력수요는 7477만㎾로 전망돼 예비율이 사상 최저인 5.6%로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금년 1월에는 기온이 급강하하여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여 예비율이 5.5%까지 낮아지고 일부 산업 단지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어 막대한 생산 차질을 초래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량의 19%에 불과한 전력의 영향이 이 정도이니 지금 에너지 위기가 도래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10대 에너지 다소비국으로 총 에너지의 96%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작년 에너지 수입액은 1183억달러로 자동차와 반도체의 수출액 828억달러를 훨씬 초과하여 총 수입액의 29%에 달해 우리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에너지 원단위(TOE/GDP)는 OECD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고 1인당 소비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은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며. 세계 8위의 에너지안보 취약국이고 더욱 세계 2위의 석유안보 취약국이다. 에너지 문제는 우리나라의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첫째, 에너지 구조 개편이다.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고 탄소 함유량이 많은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원자력이나 신재생 에너지의 비율을 높여 에너지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실제 원자력 발전은 현실성 있는 대체 에너지로 개발되어 에너지 소비량의 13%를 담당해 높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원전 사고는 안전 확보를 위한 기술력 개발과 투명한 운영을 통한 신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를 남겨 주었다. '착한 에너지'로 불리는 태양열·지열·풍력·조력(潮力)의 자연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등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신재생에너지는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 사항으로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는 주역이 되는 에너지원이 되어야 한다.그러나 개발비용이 비싸고 발전 속도가 늦는 것이 문제다.
둘째, 에너지 절약이 평범하지만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으로 현재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다. 보통 불을 '제1의 에너지', 석유를 '제2의 에너지', 원자력을 '제3의 에너지', 그리고 차세대로 수소와 태양을 '제4의 에너지'로 꼽는다. '제5의 에너지'가 바로 에너지 절약이다.
요즘 일본에선 이른바 '슈퍼 쿨비즈(super cool-biz)'가 공무원들의 복장이다. 해마다 여름철에는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는 '쿨비즈'에서 올해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반팔 티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 차림의 자유 복장으로 바뀐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전력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프랑스 환경단체인 '네가도트'는 지난 30년간 프랑스인의 에너지 소비패턴을 조사한 결과 절약만으로 에너지 소비량의 64%를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절약하는 노력이 세계적으로 전개된다면 2020년까지 에너지 수요의 20% 이상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타임지는 “에너지 문제 해결은 대체 에너지 개발과 원자력 에너지의 부활보다 에너지 절약”이라고 강조했다.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스스로 재산을 얻을 수 있는 지혜와 생활태도를 물려주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지혜와 생활태도를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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