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의 다변화는 단지 특정 이념에 편중되지 않는다는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방면에서 도전정신과 성취동기를 기른다는 부분에서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가령 배재대생들이 전남, 경남, 부산 등지로 국토대장정을 떠나며 대전세계조리사대회 성공 기원을 염원한 것도 귀감이 될 만한 실례다. 나를 발견하는 가운데 지역을 발견하는 경험으로 축적되길 바란다.
그동안에도 지역 대학생들은 대전·충청방문의 해를 홍보하고 나서는 등 국토순례를 통해 지역사랑을 키워 왔다. 그런가 하면 목원대생들의 경우, 이번 행사에서 거리당 일정 금액을 적립해 학교 발전기금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내 지역, 우리 학교, 내 이웃으로 국토순례의 지평을 넓힌 것이다.
작년 여름 캄보디아 해외봉사단 활동으로 관심을 끌었던 한남대생들이 이번에는 자연으로 발길을 향했다. 테마로 채택한 '강이여, 산이여, 바다여, 숨을 쉬어라!'는 그 지향점이 '환경'임을 바로 짐작케 한다. 그러면서 답사나 체험에 그치지 않았다. 금강과 낙동강 일대의 환경정화 활동을 병행했다는 사실 또한 특기할 만하다.
이처럼 지난날 안보, 통일 위주에서 국토대행진이 다양화됐다는 것은 그저 선택의 폭의 다양화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수월치 않은 일정을 소화하면서 정신적, 인격적으로도 성숙해져야 하는 건 기본이다. 아울러 문화적 공동체를 재인식하는 소중한 기회로 삼도록 해야 한다. 특정단체나 업체의 후원을 받는 경우, 일부 편향성 시비를 불러올 소지도 있음은 순수성을 왜곡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꼭 경계할 점이다.
시대상이 반영된 국토대행진에는 대학생들의 우리 사회에 대한 고민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석하고 싶다. 폭염과 장마도 잊고 극한의 상황을 헤쳐 가면서 스스로 성숙해지고자 애쓰는 지역 대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형식에 치우치거나 순수한 열정이 퇴색하지 않길 당부한다. 현실인식을 토대로 한 발전적인 방향의 변화는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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