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
우리 국립대전현충원의 사회 복지봉사 조직체로 참여 직원들의 매월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보훈나눔회'가 작년 초에 결성되었다.
본인이 평소 주창하는 '자율과 책임'의 원칙 하에 보훈공직자로서 자발적 참여 하에 추진되었다.
'보훈나눔회'가 발족되고 난 뒤에, 아주 만족스러운 점 가운데 하나가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위로금, 격려금, 또는 향촉대'등의 이름으로 불가피하게 받게 되는 금전이 있었다.
그 이전에는 현장 직원들에게 동일 금액으로 배분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회식으로 사용한 후에 기분은 그다지 상쾌하지 않았는데, 보훈나눔회 결성 이후에는 그러한 금액을 한 푼 유용하지 않고 전액 '보훈나눔회' 기금에 전입하여 사용하게 되어, 조금은 모호한 돈을 철저히 '중립화'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하는 것도 일부에서는 문제 있다고 하여 곤혹스러운 적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하여 평소의 소신대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 보훈나눔회 활동을 함에 있어서 다른 사회지도층이나 기관에서도 반드시 배워야 할 3대 금기시하는 대원칙이 있다.
첫째로 복지활동을 빙자하여 근무시간 내 활동은 전혀 용납되지 않는다. 즉 퇴근 이후에, 또는 토요일 등 공휴일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순수한 시간에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둘째로 활동하는 중에 식사 등의 사유가 있으면 철저히 개인 부담으로 한다. 즉 '보훈나눔회' 기금에서 사용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즉 복지, 자선 활동을 한다고 하면서 거나한 식사 등 비용을 기금에서 염출한다면 일종의 봉사의 본질을 흐려 놓는 것이다.
셋째로 복지 시설 방문을 하여 시설 대상자인 노인들이나 장애를 가진 분들을 세워 놓고 라면 등 무슨 물건 박스 앞에서 사진을 흔히 찍는 모습에 익숙해 있지만, 우리 '보훈나눔회'에서는 그러한 행위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조금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하여 열악한 위치에 있는 그 분들의 최소한의 인격을 짓밟는 그러한 외부 과시용 행위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선진화의 길에 정면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우리 '보훈나눔회'에서는 이러한 금기시할 원칙 말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이 있다. 본인이 평소에 강조하는 '지속성, 일관성, 계속성'에 바탕을 둔 초지일관된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공직사회에서는 흔히 구정, 추석, 연말이면 예외 없이 불우이웃 시설을 방문하라고 하는 공문을 볼 수 있다. 본인은 그 공문 제목을 접하자마자 내용은 보지도 않고 바로 닫아 버린다.
그러한 시즌에 조금은 특별한 관심은 별 문제가 없지만 일년 중 불과 10% 정도 해당하는 기간을 특정하여 반강제적으로 하라고 하는 것은 공직사회 특유의 대외 면피용이다.
그러한 제도는 적어도 20년 전의 박물관 유물감인데도 선진화로 가는 시점에서 그런 점이 있다는 것은 아무리 보아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상에 제시한 우리 '보훈나눔회'의 활동은 앞으로의 화려한 청사진을 보여 준 것이 아니라, 거의 1년 반 동안 해 왔던 활동을 가감 없이 소개하였기에 복지, 자선, 봉사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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