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수단에 독점 차로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이고 일반 차선은 줄여 자연스레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지난 1일 대전 도안신도시에서 처음 시행됐다.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 첫 날 버스는 전용차로를 타고 출ㆍ퇴근임에도 막힘없이 달린 반면, 차로가 줄어든 일반차량은 심한 정체현상으로 꼬리가 길게 늘어졌다.
특히, 중앙버스전용차로제에 익숙하지 않은 야간운전자를 위한 안내표지나 신설된 3번 급행버스의 배차간격 등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버스전용차로제는 출ㆍ퇴근시간 버스가 승용차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 보였다. 이는 대전시가 지난 1일 모니터요원을 배치해 측정한 버스와 승용차의 소요시간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오전 8시 관저동을 출발한 버스는 도안대로의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따라 유성을 거쳐 둔산까지 27분 만에 도착했다. 반면, 같은 시간 관저동을 출발한 승용차는 둔산까지 진입하는 데 44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도안대로와 도안동로의 녹색선이 구분된 중앙버스전용차로제는 출ㆍ퇴근시간 버스와 36인승 통학차량이 막힘없이 시원하게 달린 반면, 자가용은 차선이 하나 감소한 도로에서 심한 정체현상을 빚으며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이날 관저동에서 급행버스 3번을 타고 출근한 김진수(38ㆍ회사원)씨는 “도안대로가 상습 정체구간인데 버스전용차로제 덕분에 오늘은 막힘없이 쉽게 도착했다. 버스가 확실히 편리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역에서 처음 도입된 중앙버스전용차로제에 혼란을 겪는 자가용운전자가 쉽게 목격됐으며 야간운전자를 위한 안내표지가 부족했다.
기존에 1차선이 중앙버스전용차로가 된 만큼 좌회전하는 자가용은 기존 2차선에서 신호를 기다려야 하지만, 이날 일부 차량은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해 교통경찰의 안내를 받아 이동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버스업계 한 운수종사자는 “낮에는 전용차로제를 알 수 있는데 밤에는 안내판도 잘 보이지 않아 사고가 날까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부터 처음 도입된 급행버스 3번은 운행시간(35분)이 짧지만 배차(9대)는 적어 당초 10분간격을 거의 지키지 못하고 15~20분 간격으로 운행됐다.
시 관계자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는 대중교통 이용자가 더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으로 이번 시범도입을 분석해 대전의 다른 지역까지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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