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팀이 더 이상 최하위를 기록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기발한, 혹은 정성스러운 선물에 담아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3일 한화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인천 문학구장의 한화이글스 선수단 라커룸에는 포장된 떡을 한가득 담은 박스가 배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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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에 봐도 정성이 깃든 이 떡 선물은 한화이글스 팬클럽 '이글이글'의 한 40대 여성회원이 보낸 것으로 그녀는 이날 떡 주문과 배달섭외, 그리고 28명의 선수 개개인에게 메시지를 적어 스티커로 찍어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의 생일을 기념한 자축 세레머니이기도 했지만 그녀는 팀이 탈꼴찌를 넘어 4강에 진입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각각의 떡에 담아냈다.
이를 받아든 선수들은 자신을 향한 메시지에 감동하면서 맛있게 나눠먹기도 하고 일부는 가방 한쪽에 고이 챙기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한화는 이날 에이스 류현진을 앞세워 1위 SK에 5-1의 완승을 거뒀다.
류현진의 첫 승 때에는 애교가 듬뿍 담긴 팬들의 선물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월 20일 롯데와의 홈경기가 열리던 날 한화 라커룸에는 팬클럽 '언터쳐블'이 마련한 건강음료가 배달됐다.
이 팬클럽은 개막 이후 개인성적 3패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긴 에이스 류현진의 시즌 첫 승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건강음료에 'help 류', '형님들 도와주세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였다. 류현진의 첫 승을 도와달라는 팬들의 간절함이 전달됐는지 한화는 그날 롯데에 4-2의 승리를 거뒀다.
5월과 6월 상승세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선수들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였지만 그런 구단을 끝까지 사랑하고 지켜온 팬심(心)도 큰 힘이 됐다.
시즌 초 독수리들의 날개가 처지자 팬들은 고사까지 지내며 독수리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았고, 5월 이후 팀 분위기가 살아나자 연일 홈구장을 가득 메우는 열정도 과시했다.
한화 구단의 한 관계자는 “많은 팬들이 마음을 담아 선수들을 응원해주신 덕에 팀 분위기도 상당히 좋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선수들이 감사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팬들의 사랑이 감사하고 소중하다는 생각들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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