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관]세종시 출범 1년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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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관]세종시 출범 1년을 앞두고

[경제칼럼]이재관 세종시 출범준비단장

  • 승인 2011-07-03 13:12
  • 신문게재 2011-07-04 21면
  • 이재관 세종시 출범준비단장이재관 세종시 출범준비단장
▲ 이재관 세종시 출범준비단장
▲ 이재관 세종시 출범준비단장
꼭 1년 뒤면 세종시가 출범한다.

그동안 정치적 논란이 컸던 만큼, 현재 시점에서 국민적 기대도 남다르다고 본다.

세종시의 공식 명칭은 세종특별자치시다.

그리고 관할구역은 현재의 연기군 전역과 충북 청원군(부용면 8개리), 공주시(3개면 21개리) 일부가 포함된다. 세종시 출범 후에는 전국이 17개 시·도로 재편되고, 연기군은 세종시 출범과 함께 자취를 감추게된다.

광역단체이면서 특이한 것은 중간에 시·군·구와 같은 기초단체가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행정적으로 보면 세종시장과 읍·면·동장, 교육감과 학교장이라는 1계층 행정체제를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또 주민이나 기업인 등 민원인 입장에서 보면, 일에 따라 구청이나 교육지원청을 갈 필요없이 모든 일을 세종 시청 또는 교육청에서 처리한다.

세종시장과 교육감은 내년 4월 11일 선거를 통해 선출하고, 7월 1일부터 임기 2년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더불어 지방의회는 이번에는 선거를 통해 구성하지 않고, 기존의 연기군의원과 연기군의 도의원, 편입지역 지방의원 중에서 세종시의원을 희망하는 의원으로 재편된다.

세종시를 준비하면서 참 많은 의견을 듣는다.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지구와 기능지구 지정에 따른 자족기능을 확충해야 한다'에서부터 '외국의 우수 연구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정주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세종시 공무원은 어느 자치단체보다 깨끗해야 한다',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자치모델을 갖춰야 한다'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이 모든 것이 세종시에 대한 기대감의 표현이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세종시와 같은 형태의 자치단체 모델이 없다.

혹자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제주도에는 중간에 행정시(제주시, 서귀포시)가 있어 엄밀히 말하면 단일계층의 행정체제라고 할 수 없다. 또 제주도가 갖는 특별이란 의미는 제주도에는 비관세, 무비자, 그리고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각종 특례규정을 부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반해 세종시의 특별함이 갖는 의미는 제주도의 그것과는 다르다. 인구는 10만이 채 되지 않고, 면적은 경남 김해시와 같은 규모다. 그리고 예정지역 안에서는 세종시장의 자치권이 오히려 제한을 받는다.

예정지역에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이 도시기본계획 수립 등 10여개의 자치사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제약된 행정환경임에도 특별자치시라는 광역적 지위를 부여한 것은 무엇일까?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하고, 최고 수준의 광역교통망과 세계적인 교육·주거 환경을 갖추도록 설계한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법에서 그렇게 정했으니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는 식은 앞으로 세종시의 미래를 정치적 판단에 맡겨도 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조건을 채웠기 때문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한 것이 아니라, 채워야 할 과제를 부여한 것이기에 특별자치시 지위를 가볍게 생각할 수 없다. 결국 말 그대로 새로운 자치모델을 창조하는 작업이어야 한다.

하나의 예를 들면 이렇다. 세종시는 2030년 예정지 50만을 포함해 인구 70만 도시로 계획됐다.

현재 인구가 10만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외부에서 전입하는 개방형 도시인 것이다. 공무원과 연구원, 기업인, 소상공인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구심체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협력적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가 있지만, 다양한 계층을 모두 대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다양한 계층을 행정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시키는 것이 협력적 거버넌스 체제인 것이다.

시민감사관제, 주요 사업현장에 대한 시민 현장감독관제 도입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행정의 투명성과 민주성, 책임성이라는 지방자치의 이념도 자연스럽게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국가 중추기능이 지방에서도 잘 수행될 수 있고,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아주 특별하고 창조적인 과제의 발굴이 필요하다.

이런 과제와 해법은 세종시를 사랑하고 세계적인 모범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열정이 있을 때 가능하다.

세종시에 애정이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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