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고 자상한 배려 그립습니다
하산 아저씨 안녕하세요?
터키를 떠나온 지도 어언 한 달이 가까워오네요.
▲ 한성일 사회단체팀장 |
며칠 전 국방일보를 보니 6·25 전쟁에 참전했던 터키 노병들이 전쟁 61주년을 맞아 부산 UN 기념공원 묘지를 방문해 전우들의 묘를 참배하는 기사가 실렸더군요. 터키는 전쟁 당시 용인 전투에서 백병전(白兵戰, hand-to-hand combat)으로 중공군의 공세를 격퇴했다면서요. UN 기념공원에 잠든 터키 참전 용사는 영국군 다음으로 많은 462명이라지요. 11개국 2300명의 6·25 전쟁 전사자가 잠들어 있는 UN 기념공원에 터키 용사들이 그렇게 많이 잠들어 있으신줄 몰랐습니다. 우리가 하산 아저씨네 나라에 참 많은 빚을 진 것 같아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공동주최한 2002 월드컵때는 터키가 4강에 오르며 맹활약을 펼칠 정도로 축구 마니아국인 것을 잘 압니다. 우리나라의 응원부대가 터키팀을 열렬히 응원해준 것이 고마워 한국에 대해 '형제나라'라고 부르며 좋아한다는 사실도 이번에 터키에 가서 알게 되었어요. 터키인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정도는 상상 이상이더군요. 터키인들은 한국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고, 한국인을 만나면 아낌없는 친절을 베풀어주었죠. 한국의 김, 과자 등도 너무너무 좋아하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국인만 만나면 'I LOVE KOREA'를 연발하며 반겨주는 모습에 정말 기분이 좋았답니다.
특히 하산 아저씨가 베풀어주신 친절은 잊을 수가 없어요. 터키에서의 9일간의 성지순례 기간 동안 하산 아저씨는 리무진 버스에 성지순례단 일행을 태우고 다니며 그 광활한 대륙 곳곳에 있는 성지들을 다 보여주셨죠. 순례지에 도착해 버스를 오르내릴 때마다 친절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하이파이브를 해준 유쾌한 하산 아저씨 덕분에 바오로 사도의 멀고 먼 전도여행지 순례길이 고행길이 아닌 즐거움의 길이었고, 감사함의 길이었답니다. 33명 순례자들의 13일간의 일정이 무거운 여행가방 만큼이나 빡빡했지만 하산 아저씨는 매일 버스에 그 수많은 무거운 짐들을 싣고 빼내는 일을 거듭하면서도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늘 싱글벙글 미소 띤 환한 얼굴로 순례자들을 반기셨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던 하산 아저씨는 항상 환한 표정으로 즐겁게 짐을 싣고 빼고 나르셨어요. 단 한 번도 하산 아저씨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거나 어두운 표정을 본적이 없어요. 하산 아저씨는 고객에 대한 친절 서비스 봉사마인드가 완전히 몸에 밴 분이셨지요. 어떻게 하면 순례자들의 마음을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해줄까 연구하는 분 같았어요. 터키는 오렌지, 체리, 올리브를 비롯한 온갖 과일과 신선한 채소와 다양한 꽃과 아름다운 풍경과 유적 등 볼거리가 많은데다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음식명국이라 할 정도로 음식문화가 발달한 나라더군요. 우리나라보다 국토 면적은 8배나 넓지만 인구밀도는 낮아 풍족하고 넉넉한 환경이 주는 영향 덕분인지 터키인들의 얼굴 표정에서는 여유로움과 낙천적인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하산 아저씨의 명랑한 성격과 친절한 서비스정신은 바로 그런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우러나오는게 아닐까 싶었어요.
성지순례기간 동안 순례자들에게 늘 밝은 미소로 다정다감하게 사랑을 베풀어준 하산 아저씨는 이번 성지순례 기간 동안 만났던 현지인중 가장 인상 깊은 분으로 남아있답니다. 하산 아저씨의 자상한 배려와 따뜻한 정성은 순례자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셨습니다.순례자들은 모두 다 하산 아저씨의 헌신적인 봉사정신에 감동받았지요. 하산 아저씨가 순례자 일행에게 베풀어주신 친절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은혜를 정말 잊지 못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하산 아저씨. 고행의 성지순례길이 코믹발랄한 하산 아저씨 덕분에 은혜롭고 가슴 벅찬 감동의 시간이 됐답니다.'터키인은 한국인에게 매우 친절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하산 아저씨는 터키 최고의 민간외교관이세요. 하산 아저씨의 앞날에 기쁨과 즐거움만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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