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개인 의원은 물론이고, 대학병원들조차 화상센터 운영을 기피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충남대병원을 비롯한 을지대병원 등 지역의 상급 종합병원에는 화상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의가 없다. 화상은 일반외과와 재건 성형을 위한 성형외과, 응급의학과 등에서 다루고 있지만 전공의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성모병원, 선병원 등 종합병원들도 화상센터를 두고 있지 않으며 지난해 건양대병원에서 성형외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화상센터를 구축한게 전부다. 이 화상센터 역시 상처 치료를 위한 일반 외과 분야가 아닌 재건을 위한 성형 분야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내 유일 화상 전문병원을 자처하고 있는 우송 베스티안 병원도 일반외과 전문의나 성형외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최근 대형 재난사고와 부주의한 사고로 화상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
건양대병원 화상센터 김동철 교수가 2005~2009년 5년 동안 국내 화상 환자의 연간 발생 및 추세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05년 41만4805명에서 지난 2009년에는 54만1889명으로 13만명이나 환자가 늘었다. 총인구 대비 10만명당 984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대전·충남지역의 화상환자도 2005년 약 3만 2000명에서 2009년에는 4만여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화상환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화상 관련 전문의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 의료보험 수가가 낮아 적자 가능성이 큰데다 화상 환자의 경우 감염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별도의 전문 시설이 필요한 점도 종합병원들이 꺼리는 이유다.
더욱이 화상 분야는 오랜시간 트레이닝 기간이 필요하고, 3D라고 표현할 만큼 어려운 분야여서 전공의들이 기피하고 있다.
전문의는 개원이 어려운 분야일 경우 더욱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외과나 성형외과의 화상 전공자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우송베스티안병원 장윤철 원장은 “현재의 의료보험 수가 정책 상 화상 환자만으로 병원을 운영하는데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점점 화상 전공의들이 줄어들 경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는만큼 대학병원 차원에서라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양대병원 김동철 교수는 “미국의 경우 전국에 56개의 화상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인구대비 6~7개의 화상병원을 육성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며 “대형사고와 전쟁 등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이 화상 환자임을 감안하면 사회 안전망 육성 차원의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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