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달라진 조직문화
2. 성장 정책에서 분배 정책으로 전환
4. 외부에서 본 충남도정 1년
5. 남은 3년의 과제
민선 5기들어 충남 행정에 가장 큰 변화는 '대화'의 증가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는 민주적인 자치도정 구현을 위해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철학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안희정 지사는 취임 초부터 대화와 소통을 통해 도민들의 도정참여를 확대하면서 현장 중심의 도정운영을 실천해 도민의 신뢰를 쌓아가는 행정 문화를 만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도민은 물론 도 공무원들은 도지사와 직접 만나 대화하는 일이 많아졌다.
민선 5기 시작 100여일 만인 지난 해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선진국형 주민참여방식인 도민정상회의가 열려 주민이 직접 정책의 우선 순위를 정하며 의견을 개진했다.
이밖에도 도 공무원과 독서 토론회를 여는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대화를 먼저 제안하며 경계를 허물어 점심시간이면 도청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거나 식당 앞 공원에서 허물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하지만 상호 교류가 이뤄져야 하는 대화가 아직은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아직은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기 보다는 관행과 지시에 따르는 문화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 달 도 소속 공무원 500명을 대상으로 참여와 소통, 대화와 타협 등 도정가치 구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모두 7차례에 걸쳐 1박 2일 합숙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경직된 상·하관계로 미흡했던 소통력을 보완하고, 새로운 공무원상을 정립하겠다는 의도였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
소통 부재의 모습은 노조 간부의 말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도청 노동조합의 한 간부는 “의사전달이 중간에서 끊기는 경우도 많다.
지사님에게까지 전달돼야하는 직원들의 견해가 과장 또는 국장 선에서 차단되는 등 예전과 마찬가지로 지사님과 제대로 소통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쌀 직불금 지급을 놓고 농민과 발생한 갈등이나 예산 주물산업단지 허가를 놓고 불거진 대립 과정에서 안희정 지사가 주장한 대화의 가치가 발휘됐는지 의문을 제시하는 의견도 많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안희정 지사가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기계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며 “때에 따라서는 의사 결정권을 가진 리더의 모습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동반자이자 견제 역할을 담당하는 의회와의 관계에서 아직 원할한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민선 5기들어 도민의 행정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제 도입, 참여와 소통 위원회 설치, 복지재단 설립 등 을 추진했으나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하며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정치적 갈등으로 비쳐지며 올초에는 충남도의회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와 소통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희정 지사는 “대화와 소통의 성과가 단시간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치로 나타낼 수 없지만 많은 부분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정 협력강화를 위해 도의회 공동 워크숍을 열고 도민과의 대화, 토론을 계속해 성숙된 민주도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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