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지른 절벽아래 고린토 운하… 그 장엄함에 탄성이!

깎아지른 절벽아래 고린토 운하… 그 장엄함에 탄성이!

유적 정상 아폴론신전 지금은 기둥만… 네로황제의 고린토운하 '최고의 명소'

  • 승인 2011-06-27 20:59
  • 신문게재 2011-06-28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기자의 성지순례탐방기 - 그리스와 터키를 가다] 3. 사도 바오로의 전도지 고린토-어떤 유적이 있나?

▲ 7개의 기둥만 남아있는 아폴론 신전
▲ 7개의 기둥만 남아있는 아폴론 신전
▲무역의 중심 아폴론 신전=고린토 유적 정상에는 아폴론 신전이 있다. 기원전 6세기에 세워져 지금까지 남아 있는 신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의 하나로, 목조 신전에서 석조로 바뀐 시기의 것이다. 현재는 하나의 돌로 이루어진 도리아식 기둥이 7개 남아 있지만 건설 당시에는 원기둥이 38개였다.

이 유적에는 로마시대의 화장실도 있는데 입구 바로 왼쪽의 유리클레스 목욕탕에 딸려 있었다. 대리석 판에 구멍이 뚫려 있는 정도지만 그 바로 앞에는 물을 흘려보내는 홈이 있다. 이 무렵부터 이미 수세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아폴론 신전 이전에 동일한 자리에 두 개의 신전이 있었는데 화재로 소실되고, 지진에 의해 폐허가 됐다.

▲고대 로마 유적지=지중해 지역에 고대 로마의 도시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이유는 이 곳이 정착생활을 가장 먼저 시작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곳 사람들은 기원전 7500년경부터 한 곳에 모여 살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여 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각지에 도시를 세우게 됐다. 그 도시들은 당시 문화의 중심지인 로마를 본따 지어졌다. 그렇다보니 현재 남아있는 고대 로마 유적들은 로마와 비슷한 게 유독 많다. 원형극장, 수도교, 원형경기장, 공중 목욕탕 등이 그 좋은 예다. 아직도 당시의 생활을 상상할 수 있는 유물과 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고린토 고대유적지 박물관에 가면 고린토산 투구와 스핑크스상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고린토산 투구는 그 당시 최고의 명품으로, 우리나라 국보로 지정된 것을 손기정 선수가 되찾아왔다.

스핑크스는 독수리 날개, 사자 몸, 뱀 꼬리, 아몬드 눈을 가진, 지상 지하 최고의 예지와 민첩함의 상징으로 수호신 개념을 갖고 있다. 스핑크스는 이오니아식 기둥 위에서 그리스 신전을 지키는데 쓰였고 고린토의 아이콘은 페가수스였다.

박물관에는 유적과 이 지방 일대에서 출토된 신석기 시대부터 로마시대까지의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무엇보다 BC 8~7세기의 고린토식 도자기가 가장 흥미롭다. 동방화양식이라고도 일컬어지는데 소아시아와의 무역을 통해 동양 미술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다. 항아리에는 동물과 상상속의 괴수, 식물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이전의 기하학 문양에 비해 상당히 장식적이다. 고린토식 항아리는 이후 그리스 항아리에 큰 영향을 주었다.

고대 고린토가 무역도시로서 최고 전성기를 맞게 되는 것은 BC 7세기지만, 이 땅이 전 세계와 연관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 '고린토 항아리'가 각지에서 발굴되고 있는 것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로마시대의 출토품으로는 아우구스티누스 황제의 전신상과 네로의 두상이 유명하다.

▲ 높이 80m 폭 21m 길이 6.3㎞의 고린토 운하
▲ 높이 80m 폭 21m 길이 6.3㎞의 고린토 운하
▲ 고린토 운하=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와 함께 세계 3대 운하중의 하나인 고린토 운하는 길이가 6.3㎞, 높이는 80m, 넓이는 21m에 이른다. 아테네에서 버스를 타면 이 곳을 지나오게 되는데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양쪽에서 다가오고, 멀리 아래쪽에 녹색의 좁은 수면이 펼쳐져 있어 엄청난 박력을 느끼게 한다.

AD 67년에 로마의 네로 황제가 6000명의 노예를 데리고 자기 스스로 첫 삽질을 해 공사를 시작했다. 이듬해에 네로 황제가 죽자 갈바 황제는 경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운하 공사를 중지시켰다. 이후 1881년 다시 시작해 1893년에 완성했다. 이 운하 덕분에 네로 황제가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좋았다고 전해진다. 이 고린토 운하에 가면 번지점프를 하는 사진 패널도 걸려 있다.

/그리스 고린토=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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