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2. 성장 정책에서 분배 정책으로 전환
3. 소통 부재 등 곳곳에서 아쉬움 노출
4. 외부에서 본 충남도정 1년
5. 남은 3년의 과제
지난해 7월 출발한 민선 5기 충남도정이 1년을 맞았다. 진보 정치인이 들어선 민선 5기 충남도정은 높은 기대감 만큼의 변화는 없다는 평이다. 그러나 보수적 성향이 강했던 충남도정에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지난 1년 간 충남도정의 변화와 남은 3년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충남도청 1층 브리핑룸에선 민선4기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각 실국별로 브리핑을 할 때 실국장들이 테이블 상단 중앙 자리에 앉아 자연스럽게 주요 업무와 현안을 설명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자리는 민선 4기만 해도 도지사가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할 때 앉는 자리로 인식돼 실국장들이 앉는 것을 극도로 꺼렸지만, 이젠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실국장들이 앉는다.
민선 5기 충남도정이 출범한 지 1년이 된 현재, 아직까지는 민선 4기와 차별화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확연하게 답변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 안팎에선 도 조직문화가 서서히 변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진단이 나온다. 민주주의적 조직 문화가 스며들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오랫동안 익숙해져 온 정책결정자 중심의 도정 운영에 변화가 일면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측면도 있다.
도청 브리핑룸의 사례는 전근대적이라고 볼 수 있는 도지사의 권위가 변화하고 있음을 감지하게 한다.
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직된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분위기”라며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공직자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자율적이면서도 더 큰 책임감이 부여돼 자신의 업무역량을 키우려는 노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 서산시 해미면 대곡리 한서대 뒷산 산림화재 진압 중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故 조승형 충남도 소방안전본부 주무관 영결식이 지난 3월21일 충청남도청 앞마당에서 열린 가운데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故 조 주무관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사진=중도일보 DB |
도지사의 일방적인 지시로 이뤄지던 분위기가 오랜 기간 이어지다 최근 직원들의 의견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수용하는 사례도 생기면서 직원들의 업무 의욕에도 상승효과를 유발하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안 지사가 “대외적인 업무와 관련해 다르게 활용해 보자”는 지침을 내리자 관련 업무 공무원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사실상 전시행정이고, 도지사 치적을 알리는 용도에 다름 아니다”라며 과감히 없애자는 제안을 하자 이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도의 한 중견간부는 “이 사례의 경우 어찌 보면 도지사에 대한 항명이라고 인식될 소지가 있어 예전같으면 엄두도 못냈을 것”이라며 “충분한 설명과 합리적 판단, 객관적 데이터 등을 토대로 말단 공무원이라도 자신의 의견과 판단을 내보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과거와는 달라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가 도정의 질 향상을 위해 도입한 독서토론회와 업무토론회도 도 조직에 '공부하고, 노력하는 공무원'이라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각 업무 분야에 필요한 지식을 독서를 통해 습득하는 것은 물론, 이를 도지사와 간부 공무원 등이 직접 토론하면서 충남도정의 여건에 맞는 '충남형 행정지식과 판단'을 정착시켜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또 각 실국별 업무토론회를 통해 실국장부터 담당 실무공무원까지 소통을 통해 업무 전반에 걸친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도정에 반영한다는 분위기다.
물론, 이 과정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편안(?)했던 생활이 다소 고단해지기도 하지만, 업무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감, 이를 통해 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보람도 크다는 게 도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도 관계자는 “이제 1년이 지났고, 많은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공무원 개개인이 도정의 주체가 돼 민주주의적 충남도정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한다는 자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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