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돈]급증하는 가계부채의 원인과 대책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안기돈]급증하는 가계부채의 원인과 대책

[경제칼럼]안기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11-06-26 13:10
  • 신문게재 2011-06-27 21면
  • 안기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안기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장기적인 빚 갚을 능력 향상 중요
개발사업보다 산업정책에 노력을

▲ 안기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 안기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는 1998년 말 183조원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심지어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시작한 2008년에도 증가해 688조원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801조원으로 증가했는데, 이것을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로 계산하면 4611만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말 3842만원에서 770만원 정도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소득이 안 늘어나는 데도 빚을 늘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0년간 가계부채가 연평균 10%대 초반에서 증가한 반면, 가처분 소득 증가율은 5% 안팎에 그쳤다.

더구나, 올해 1분기에는 물가 급등으로 실질 가계소득이 두 분기 연속 뒷걸음질 친 상황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과 대조적이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가계부채가 빠르게 줄어드는 부채축소가 전개되고 있다.

금융위기 진앙지인 미국의 가계부채 규모 자체가 2007년 대비 2010년에 감소했고, 빚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37%에서 120%로 낮아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2007년 136%에서 2010년 146%로 되레 높아진 것은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10년 동안 가계부채가 3배씩이나 증가한 가장 큰 원인은 저금리와 주택담보대출 증가라고 볼 수 있다.

1998년에서 2001년 사이에 이자율이 12%에서 6%대로 정확히 절반으로 하락했는데, 이 시기에 가계부채는 약 86% 증가했다. 더구나 물가인상률을 감안한 실질이자율은 무려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이자부담이 절반 이상으로 줄면서 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을 살펴보아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2%까지 낮추었는데, 역시 물가인상률을 고려한 실질이자율은 0%였다.

가계부채 증가의 두 번째 원인으로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다. IMF 이후 이자율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수익창출을 위해 돈이 부동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바로 가계부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계부채 중에서 주택담보대출은 무려 66%에 이르고 있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구성을 보면 부동산이 무려 75%인데, 미국(41%), 일본(35%)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동산을 얼마나 선호하는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부동산 투자를 강하게 선호하는 상황에서 이자부담은 없고 주택가격은 날로 상승하니 너도나도 주택 담보대출로 주택에 투자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와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은행이 이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처럼 점진적인 금리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다.

물론, 가계부채의 약 66%가 주택담보대출이고 이중 90% 가량이 변동금리의 적용을 받는 구조에서 금리가 오르면 가계 부담을 증폭시키는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부채가 늘어나는 원인에 주목한다면 당장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하염없이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논리에 맞지 않다. 그리고, 가파른 물가상승은 금리 인상을 앞당기기 때문에 가계부채에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물가상승 억제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구족적인 문제 중 하나가 거치식 대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환부담이 적지만 갑자기 상환액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상환액이 갑자기 몰려올 때 능력이 안되면 더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가계대출의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고, 이자부담이 큰 변동금리대출의 비중을 낮추고 고정금리를 늘려서 금리인상에 따른 부실위험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빚 갚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가계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인데 그러자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개발사업보다는 산업정책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