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4.등록금 인하위한 자구책은
1.등록금에 목매는 지역대
2.적립금은 쌓고, 전입금은 아끼고
3.학생 투자에 뒷전
반값 등록금 논쟁이 대학 구조조정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반값 등록금을 위해선 부실 대학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취지다.
교과부는 국립대를 평가해 하위 15% 대학의 정원을 감축할 계획이며, 사립대에 대해서는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상향 조정과 부실 대학 재정중단 방안 등으로 대학을 압박해 나갈 방침이다.
사실 '구조조정'은 반값 등록금 논란 이전부터 지역대의 최대 화두다. 불과 몇 년 후면 벌어질 학령인구 감소는 지역대의 생존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2015년을 기점으로 학령인구는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린다. 전국 대학의 입학 정원은 4년제 34만8000여명, 전문대 24만여명을 합쳐 총 59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2015년 예상 입학 자원은 55만명 수준, 2017년에는 49만명, 2020년에는 40만명으로 급감한다. 대학이 살려면 구조조정이 절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 인하 정책을 수도권 대학들이 펼치면 지역 학생들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더 심화 돼 지역대는 고사 위기를 맞게 된다. 때문에 지역대의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역대 스스로 자율적인 입학정원 감축, 신선학과 최소 인원제 등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여기에 지역사회와 상생을 통한 지역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차별화, 특성화 전략도 추진돼야 한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교과부가 반값 등록금 정책 마련 이전에 대학 구조조정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제는 대학 스스로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등 변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등록금 인하를 위해서는 재정운영의 투명성도 요구된다. 취약한 수입기반과 높은 인건비, 낭비적 재정운영 등이 등록금 인상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역대들은 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하면서도 적립금은 매년 늘리고, 법인 부담인 전입금은 미미한 상태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에서 대학의 재정 운영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학이 투명성을 살릴 수 없다면 정부 기관이 잘못된 관행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이런 만큼 지역대도 재정운영을 재정비해 등록금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
지역대 관계자는 “재정운영을 전체적으로 재정비해 절약하면 대학별로 등록금을 5% 정도는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국고지원을 받기 위한 지역대의 경쟁력 육성도 과제다. 국고지원 사업 선정은 당장에 등록금 인하로 이어지진 않지만, 대학의 위상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등 학생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대는 교원 및 교사확보율이 국고사업 기준치에도 못 미쳐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대 관계자는 “등록금을 내리려고 장학금을 확대하는 방침은 적립금이 수도권 대학에 비해 적은 지역대로서는 장기적 방안이 되지 못한다”며 “국고사업에 선정돼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대한 지원을 늘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
/박은희 기자 kugu9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