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충남도와 도사격연맹 등에 따르면 충남도는 지난주 종합사격장 건립을 백지화하기로 하고 이를 사격연맹에 통보했다.
▲ 조감도 |
충남도가 밝힌 사업 백지화 이유 중 가장 결정적인 것은 '예산부족'이다. 사업성이 떨어져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부분도 이유가 됐지만 어찌됐건 23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도 재정상태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사업이 중단 상태였던 지난해 10월에는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사업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종합사격장 건립 사업에 대한 취소 처분까지 내려지면서 사업 추진의 명분을 잃었다는 것이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충남 사격인들은 사업의 백지화에 큰 상실감을 나타내면서 예산부족으로 백지화될 사업이 부지매입까지 추진된 배경을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충남도는 2006년 3월 충남발전연구원으로부터 사업추진에 구룡리 일대가 적합하다는 타당성검토 용역 결과를 통보받은 이후 실시설계 용역과 부지매입(26억원) 등의 절차를 진행하면서 3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
충남사격연맹의 한 관계자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을 백지화시키는 것은 소중한 도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게 뻔하다”며 “숙원사업이 물거품이 된 것도 서운하지만 막대한 도민들의 혈세가 낭비된 것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사업을 취소하면서 이미 투입된 일부 예산이 아쉽게 됐지만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무리였던 만큼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한 초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토지보상법에 근거해 매입한 부지에 대한 환매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사격장을 짓지 않는 대신 사격인들과 청양지역 발전을 위한 방안을 찾아 사업 취소에 따른 아쉬움을 최소화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매입한 부지의 3분의 1정도가 폐광지역이어서 환매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투입 예산의 회수가 수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타당성 검토에 근거해 추진됐던 사업이 수년 후 타당성을 잃으며 일부 예산 낭비로 이어진 점, 그리고 전임 도지사의 공약이 후임 도지사에 와서 백지화된 점 등은 사격인을 비롯한 체육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체육인은 “결국은 불확실한 미래의 재정 상태를 근거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스스로 주저앉은 꼴”이라며 “복잡한 상황이 있겠지만 이런 모습은 도의 체육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충남발전연구원은 2006년 타당성 검토 결과에서 재무적 타당성이나 사업성이 떨어지지만, 낮은 토지가격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들어 전국대회나 국제대회가 치러질 경우 연간 21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었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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