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찰에 따르면 내·외근 가릴 것 없이 보직 없는 경위 이하 전 직원은 현재 계급장을 경찰 상징인 '참수리' 모형의 경찰장으로 대체한다.
이렇게 되면 순경, 경장, 경사, 경위 등 하위직 직원은 실제 계급과 상관없이 모두 똑같은 계급장을 어깨에 달게 된다. 경위 가운데 지구대와 파출소 순찰팀장이나 상황실장, 계장 등 보직이 있는 경찰관은 제외된다.
경찰장 착용 대상자는 대전청과 충남청 각각 1500명 가량으로 두 기관은 현재 이들에게 주어질 경찰장을 제작 중이다. 시행 시기는 아직 유동적이지만 빠르면 7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 파출소 등 일선 현장에서 시민들이 계급 낮은 경찰관을 우습게 보는 사례가 만연해 있다”며 “계급장을 통일하면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어 “일부 시·도에선 이미 시범 시행중인데 주민과 경찰 모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경찰 안팎에선 계급장 통일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하위직 경찰관은 “앞으로는 경찰장을 단 경찰은 보직도 없는 하위직, 그렇지 않으면 높은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 뻔하다”며 “하위직 사기 진작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내부 직원 간 위화감만 조성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은 “경찰조직은 기본적으로 계급 사회인데 직원들 대다수가 같은 계급장을 달고 있으면 상하 구분이 애매모호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하위직 경시 풍조 개선을 위해서는 계급장 통일보다 경찰 내부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민 유 모(43)씨는 “과거에 비해 경찰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시민들이 느끼기에는 아직 권위적인 모습”이라며 “경찰 스스로 시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기 위한 방안을 궁리하는 게 먼저다”라고 지적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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