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실망감 속에서도 '시티즌 축구는 계속돼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위로와 성원을 보내줬다. 이번 쇄신안은 멋진 시민들에게 시티즌이 취해야 할 최소한의 조치라고 본다. 문제는 승부조작처럼 시민을 실망시키는 사건이 다시는 없도록 막고 거듭 난 시티즌의 발전적인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안이냐는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이 단장제 도입과 감사 강화다. 그동안 새 사장이 선임될 때마다 '비전문인'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를 전문인을 끌어들여 보완하겠다는 게 단장제의 취지다. 감사도 내부 감사 이외에 시 감사관실의 감사, 필요하면 외부감사기관의 감사도 받기로 했다. 구단운영을 건전하고 투명하게 해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뜻이다.
사실 단장제는 다른 구단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시 감사도 시민의 세금이 지원되는 이상 받는 게 당연하다. 따지고 보면 쇄신안은 '기본'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보도자료도 “기본에 충실하고 책임을 다하는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말로 시작한다. 기본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이야말로 '제2 창단'이라는 표현에도 걸맞다.
선수들의 기본은 경기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펼쳐내며 최선을 다해 뛰는 것이다. 구단은 그런 선수들이 축구 외에 다른 데 신경 쓰지 않도록 지원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며, 팬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주어진 '기본'을 충실히 한다면 시티즌은 머지않아 축구특별시의 축구 대표로 다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지난 이츠대전 국제축구대회를 찾은 4만 팬들은 사죄하고 심기일전하겠다는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는 게 과제다. 이번 쇄신안을 얼마나 추진력 있게 실천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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