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2.적립금은 쌓고, 전입금은 아끼고
1.등록금에 목매는 지역대
3.학생 투자에 뒷전
4.등록금 인하위한 자구책은?
반값 등록금 논란의 화살이 사립대로 쏠린 것은 쓰지 않고 쌓아 놓기만 한 적립금이 한몫했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0년 교비 결산서에 따르면 지역대의 누적 적립금은 300억원에서 많게는 900억원에 이른다. 더욱이 대학 상당수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등록금 회계에서 전출시켜 적립금으로 쌓고 있다.
지난 2월까지 누계된 지역대의 적립금은 건양대가 983억원으로 최고수준이었으며 순천향대 762억원, 호서대 697억원, 목원대 430억원, 배재대 371억원, 대전대 346억원, 한남대 301억원 등이다.
이들 대학 중 건양대는 등록금 회계에서 134억원을 기금회계로 넘긴 반면 기금회계에서는 2억원만 등록금회계로 넘겨 132억원을, 을지대는 등록금회계에서 183억원을 전출하고 기금회계에서는 76억원을 등록금회계로 넘겨 106억원을 적립금으로 쌓았다.
또 중부대도 등록금 회계 중 적립금으로 전환한 금액이 160억원에 달했으며, 한남대,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등도 등록금 회계 중 수억원 이상을 적립금으로 전환했다.
이에 반해 학교법인이 부담하는 전입금 규모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자금수익 총액 대비 전입금 비율이 10%가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지역대 전입금액은 순천향대 250억원, 을지대 112억원, 건양대 104억원 등이었으며, 우송대, 한남대, 대전대, 배재대 등이 수십억원대였다.
이 중 법정부담전입금은 교직원의 후생복리비용으로 법인이 연금, 건강보험 등을 의무부담하게 되는데 중부대는 2000만원, 한남대ㆍ배재대는 5000만원 등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목원대는 법정전입금이 한 푼도 교비로 들여오지 않았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대학 운영수입에서 전입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등록금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자산전입금 법인기여도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그만큼 등록금에서 충당되는 비용이 높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적립금을 쌓아만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해 재정 기여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은행에 적립금을 넣어 이자만 받는 미온적 태도보다는 전문가를 도입해 수익을 창출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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