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에 설치된 적십자사 지사는 모두 14곳으로 대부분 특별시와 광역시, 도 단위에 각각 1개 지사씩 설치돼 있다.
하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전ㆍ충남 및 광주ㆍ전남 지역은 1개 지사가 2개 광역시·도를 통합 관할하고 있다. 이는 적십자사 조직과 업무에 대해 규정해 놓은 '대한적십자 정관'에 일정 부분 부합하지 않는다.
대한적십자 정관 제25조 1항에는 서울특별시, 광역시 및 도에는 그 행정구역을 관할하는 지사를 둔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25조 2항에 통합 지사의 명칭표기 방법이 나와 있을 뿐이다.
타 시·도와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대전은 광역시 승격 20년이 넘도록 독립된 지사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울산지사는 울산시가 광역시로 승격된 1997년 바로 이듬해인 1998년에 문을 열었다.
적십자사 지사 설치가 정치적 입김에 좌지우지 됐다는 의심을 사기 충분한 대목으로 충청홀대론이 제기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2개 시·도를 관리중인 대전ㆍ충남지사는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양승조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주민등록인구로 볼 때 대전ㆍ충남 지사 담당인구는 351만3900여 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인구가 집중돼 있는 서울, 경기, 부산지사에 이어 전국 4번째로 많은 것이다.
적십자사 업무 특성상 지역 밀착 나눔 활동을 해야 하지만 관할 구역이 광범위하다보니 업무 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전충남지사 관계자는 “충남 서해안 등 지역은 지사가 있는 대전과 너무나 멀고 출장소도 없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충남도청이 이전하는 내년부터는 충남지역의 적십자사 활동이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전충남지사 분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이같은 문제와 관련해 본보는 유선으로 대한적십자사의 공식 입장을 요청했지만 대한적십자사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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