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양궁은 1992년부터 각종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지만 얇은 선수층과 열악한 환경 탓에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1980년대 초반 창단된 대전시청 팀이 대전양궁의 맥을 이어왔지만 선수 자원이 부족한 현실은 항상 걸림돌이었다. 이런 가운데 1999년 배재대 양궁팀 창단에 이어 2000년 송촌초 양궁팀, 2003년에는 목원대에도 양궁팀이 창단되는 등 대전양궁의 저변이 조금씩 넓어졌다.
그 결과 대전양궁은 2004년 제85회 전국체전에서 종목 종합 3위를 기록한데 이어 그해 제33회 전국소년체전에서는 금3, 은5, 동2개로 종목 종합 2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이후 2006년 대청중 양궁팀을 비롯해 2007년 내동중 양궁팀, 2009년 서부초 양궁팀 등이 연이어 창단되면서 선수층이 더욱 두터워졌다.
출범 당시 전국 하위권이었던 대전양궁은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이후 중위권으로 도약하는가 싶더니 2000년대 중후반부터는 꾸준하게 상위권의 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2007년 대전양궁은 대한양궁협회가 주는 최우수선수상(곽예지·당시 대전체중3)과 우수선수상(정예진·당시 대전체고2), 우수단체상(대전시청팀)을 싹쓸이 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국가대표 코치 출신의 박상도 감독이 이끄는 대전시청팀은 2001년과 2003년, 2005년에 이어 2007년까지 우수단체상을 수상하고 각종 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며 대전양궁을 국내에 알렸다.
여기에 발맞춰 2000년대 후반에는 배재대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각종대회를 휩쓴 배재대 양궁팀은 2009, 2010년 전국체전 종합준우승의 주역들로 올해 전국체전에서는 반드시 우승을 일궈내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자신감을 얻은 대전양궁은 2009년과 2010년 전국체전에서 양궁 종목 종합 2위를 두 번이나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고, 올해 소년체전에서는 새일초 주혜리(6년)가 25m와 개인종합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2관왕을 차지하며 대전양궁의 미래를 밝게 했다.
앞서 대전이 낳은 양궁스타 곽예지(현 대전시청 소속)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과 개인전 2위로 대전양궁을 만방에 알렸고,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박소희(현 대전체고3)가 360점 만점으로 30m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대전양궁이 성장일로를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지도자들의 열정과 선수들의 노력, 그리고 각 급 학교에서 감독을 맡고 있는 체육교사들의 헌신이 어우러지면서 아쉬운 대로 연계육성체계가 갖춰진 덕이다.
타 지역에 비해 선수층이 두터운 편은 아니지만 초·중·고·대학과 실업팀으로 이어지는 연계육성체계가 갖춰진 점은 '작지만 강한' 대전양궁의 근간이 되고 있다.
한편, 현재 대전에는 가장초, 태평초, 새일초, 송촌초, 서부초 등 초등학교 5개 팀과 내동중, 대청중, 대전체중 등 중학교 3개 팀, 대전체고, 배재대와 목원대, 대전시청(여) 팀 등 모두 12개 팀에서 70여 명의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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