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적십자사 측이 밝힌 대로 헌혈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완벽하게 갖출 것을 주문한다. 그러자면 헌혈 전 과정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또한 그 과정의 모든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문진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사라져야 한다. 단체헌혈 때 의사의 현장 관리도 꼭 필요한 조치다.
사고 직후, 1981년 이후 국내 헌혈 5000만 건 중 사망사고는 단 1건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헌혈 뒤 어지럼증 호소 등 부작용 사례는 매년 증가세라는 보도도 나왔다. 단순히 이를 헌혈자 증가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헌혈 후유증이 없도록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절실하다. 채혈 기관은 헌혈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다.
그동안의 헌혈 부작용, 후유증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헌혈사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문진·검진이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부적격자 헌혈 사전 배제와 감염사고 방지에도 힘써야 한다. 지금의 충격과 파장을 가라앉혀야 다시 이전과 같은 헌혈 대열을 보게 될 것이다. 미지근한 대처법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가라앉히지 못한다.
국내 헌혈률은 4~5%대로 아직 낮은 편이다. 전염병 등의 여파로 헌혈이 급감해 혈액 수급에 차질을 빚는 일도 다반사가 되고 있다. 이번 일로 헌혈에 대한 관심 저하나 기피로 비슷한 현상을 보이지 않을지 걱정이다. 혈액공급에 빨간불이 켜지면 사회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하고 뇌사 사례 발생 여파를 단기간에 최소화해야 한다.
30년만의 처음이라지만, 이번 외에도 유사 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은 더러 있었을 것이다. 헌혈 안전성이 강화되지 않으면 헌혈문화의 활성화 또한 기대할 수 없다. 악재를 피하려 하지 말고 전면에 나서 이런 불상사가 또다시 없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의로운 대학생의 마지막 선행에 답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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