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서는 주민들의 뜻을 모아 호소하는 효과가 있지만 지역 갈등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지난 달 대덕구와 유성구 주민들이 서명서를 대전시에 전달한 데 이어 15일에는 서구 둔산동 주민들로 구성된'도시철도 2호선 계획변경안 관철 추진협의회'는 대전시를 방문해 둔산동 주민 1만명의 날인이 담긴 서명서를 제출했다.
시가 추진하는 도시철도 2호선 계획변경안은 예비타당성 통과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고 5만명이 거주하는 제뜰네거리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덕구 지역에서 도시철도 2호선의 법동·회덕 경유 요구에 대응 차원의 움직임으로 중리네거리에서 정부청사로 연결되는 현재의 노선안을 추진해 달라는 요청인 셈이다.
서구 도시철도 2호선 계획변경안 관철 추진협의회 관계자는 “노선이 변경돼 자칫 우리 지역을 거치지 않을 수 있다는 주민 우려가 있어 서명이 진행됐다”며 “서명서를 추가로 받고 거리에 현수막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도시철도 유치와 관련, 서명서는 지난 3일 대덕발전구민위원회가 주민 11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9일 유성 전민·구즉·관평동 주민의 '유성 도시철도 유치 추진위원회'가 서명서를 전달한 것을 포함해 세번 째다.
이들 지역에는 서명서 외에도 도시철도 2호선의 지역 경유를 주장하는 현수막도 동마다 몇 백장씩 내걸려 있다. 동구 판암동과 대청동지역에서도 도시철도 1호선의 종착역을 판암역에서 동신고등학교 앞까지 연장을 요청하는 주민서명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서명서와 현수막을 이용해 생활권을 함께하는 주민들간 갈등과 대립을 드러내기도 해 이같은 방식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구의 한 주민은 “지역의 주민들끼리 갈등하는 모습을 경쟁적으로 드러내는 게 결과적으로 지역에 도움이 될 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