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전 10시30분 건양대병원에서 뇌사판정위원회가 열려 문씨의 상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평소 헌혈에 자주 동참하며 봉사를 해왔던 터라 마지막 선행에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15일 오전 대전 건양대병원에서는 의사, 변호사, 종교인 등 7명으로 구성된 뇌사판정위원회(위원장 최용우)가 열려 헌혈 뒤 의식을 잃고 쓰러진 대학생 문모(25)씨에 대해 최종 뇌사 판정했다.
뇌사는 대뇌를 비롯한 소뇌, 간뇌가 모두 죽은 것으로 짧게는 3~4일, 길면 2주내 사망할 수 있다.
판정 후 각막, 신장 등 문씨의 장기는 모두 5명에게 이식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문씨 가족은 조직기증 의사까지 밝혀 피부, 심장판막, 뼈, 인대 등 인체 조직이 필요한 최대 150명의 환자가 새 희망을 얻게 될 전망이다.
문씨는 지난 9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헌혈의 집에서 헌혈한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충북대병원에서 곧바로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 증상을 보이자 14일 보호자가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다.
문씨는 4차례 이상 헌혈에 참여하는 등 남을 돕는데 헌신적이었으며, 평소 부모에게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혀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씨의 헌신에 따라 충북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은 대기중인 환자에게 신장을 이식할 예정이며, 간은 을지대병원, 각막은 건양대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이식될 전망이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젊고 건강한 학생이지만 2차례의 뇌사조사위원회를 거치고, 여러가지 임상실험 결과 등을 종합해 도저히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뇌사로 최종 판명하게 됐다”며 “뇌사자 본인과 보호자의 뜻을 받들어 희망을 걸고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 소중하게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다 휴학하고 청주시내 한 마트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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