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세종시, 가장 한국적이고 창조적인 명품도시로 건설”

[최민호]“세종시, 가장 한국적이고 창조적인 명품도시로 건설”

2년만에 고향서 중책… 주민들 자부심갖는 '세계적 도시' 혼신 '세종대왕 컨셉트' 1400개 주요명칭 한글로, 테마지구도 조성

  • 승인 2011-06-15 14:13
  • 신문게재 2011-06-16 9면
  • 백운석 기자백운석 기자
[중도초대석]최민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지난 2009년 충남도청 부지사 시절 '색소폰 이임사'로 공직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최민호<사진>씨. 그가 2년여간의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직을 마치고, 지난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수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한편으로는 고향에서 일하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세계적 명품도시 세종시 건설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더욱 무겁다고 했다. 최민호 청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세종시 건설의 진척상황, 인생사 등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명품 세종시 건설, 내게 맡겨!

-취임 후 한달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소감은.

▲ 최민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최민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고향으로 다시 내려오다 보니, 그동안 이래저래 인사드릴 분들이 많았다. 업무파악 등 주말없는 강행군 속에 뾰루지가 얼굴에 다 났다(웃음). 역사적인 명품 세종시 건설 과업을 맡게돼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만,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걱정도 적지않다. 특히 세종시가 정치적으로 여러 풍파를 겪은 뒤라, 지금부터 할 일이 정말 많고 가시적인 성과도 내야한다. 충청권 각계각층 지도자 분들과 지역민들의 아낌없는 지원을 당부드리고 싶다.

-명품 세종시의 밑그림을 그린다면.

▲특별한 법적지위를 얻은 도시라면, 그에 걸맞는 기능과 역할을 해야한다.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만큼, 세종대왕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컨셉트를 세워뒀다. 이런 흐름에서 1400여 개로 추산되는 명칭을 모두 한글로 정하자는 의견을 냈다. 한국 고유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테마지구도 만들 생각이다. 세종의 얼이 담긴,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창조적인 도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수정안 논란으로 세종시가 정상궤도 진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중앙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오느냐, 마느냐가 논란의 핵심이었고, 약 6개월 정도 지체한 게 사실이다. 현재 관점에서 진척률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다. 무엇보다 내년 4월 국무총리실 이전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거듭하고 있다. 매일 점검단을 가동해 도시 기반시설 인프라 활용에 문제가 없도록 했다. 불편함보다는 오히려 '세종시에 이렇게 좋은 시설이 있는 지 예상못했다'는 반응이 나오도록 하겠다. 명품 세종시에 사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기업 유치 등 자족기능 확충은 향후 중점 추진과제로 남아있다.

-세종시 시범생활권 분양토지중 4개 민간건설사가 계약해지되면서, 이주 공무원 주거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해결방안은?

▲가장 걱정스러웠던 부분이다. 건설업체들 입장에서는 미분양 상황을 맞이할 것에 걱정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과학벨트 입지가 대전으로 확정되고, 세종시가 기능지구에 편입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부지매입 의사를 나타내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내년까지 주택수요는 첫마을 임대 및 분양 물량인 6520호로도 충분하다. 현재대로라면 2014년 2200호 부족 현상을 맞이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LH에서 직접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

-과학벨트와 연계 발전을 넘어, 주변 지역과 상생발전 전략 마련도 필요한데.

▲과학벨트와 관련해서는 거점지구와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사업성공을 뒷받침하겠다. 과학벨트 협의체 일원으로 참여하는 한편, 원천기술사업화 부문과 정주환경 조성 등을 지원하겠다. 더불어 세종시 기능지구의 내실화 전략 마련에도 신경쓰고 있다. 주변 지역과 상생 발전 전략마련 역시 쉽지않은 과제다.

기본적으로 예정지역은 미래 삶과 행정, 과학, 문화,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행복도시 컨셉트로 나아간다면, 연기군 북부 등 주변지역은 휴식과 레저활동을 통한 재창조 공간으로 거듭나야한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머지않아 이전 기관에 포함되지 않은 행정안전부와 외교통상부 등 여타 기관들도 세종시로 와야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전 가능성을 논외로 하더라도, 서울과 세종시 정부기관간 긴밀한 연계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업무효율성 극대화는 또 다른 과제다.

화상 회의시스템 등 기술적 보완대책을 추진하면 되지만, 9부2처2청에 대한 국회 상임위가 열릴 것에 대비해 국회 별관을 추가로 건립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국정운영 효율화 관점에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부분이 정리될 것으로 본다.

공원과 건물, 호수가 한데 어우러진 친환경적 청사 건축물과 업무환경을 지켜본다면, 언젠가 나머지 기관들도 오지 못할 법은 없다고도 생각한다.

-지역민과 공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우선 연기와 공주 지역 주민들에게는 세종시가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강한 희망을 가져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잔여지역 주민들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자연스럽게 동반 성장의 길로 접어들 것을 확신한다. 과학벨트와 대덕특구, 오송생명과학단지 등의 연계 발전을 유도하고, 충청권 각 지역여건에 맞는 다양한 발전안을 발굴, 추진하겠다. 공직 후배들에게는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닌 옳은 게 좋은 것'이라는 철학을 가져달라고 강조하고 싶다.

# 최민호 청장의 꿈과 미래

-재임기간 세종시 수장으로서 목표와 각오는.

▲당면해서는 내년 중앙 정부 이전을 앞두고 안정적 정주여건 조성 등 순조로운 이전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 내년 7월 세종시 출범을 앞두고, 행복청과 세종시의 역할분담 등 준비를 잘해야겠다. 그동안 건설청이 대신 수행한 지자체 권한인 인ㆍ허가 등 21개 기능 중 얼마를 세종시에 이관해야하는 지가 대표적 분담과제다.

행안부 출신이 청장으로 온 이유가 여기에 있지않나 생각한다. 다음으로 중앙 행정기관 기능 중심의 현 세종시를 자족기능이 잘 갖춰진 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임기가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지만, 잔여지역과 예정지역간 연계 통합 발전과제 도출도 빼놓을 수 없는 책무라고 본다.

-공직생활 마무리 후 꼭 하고 싶은 일은.

▲현재 정무직이기 때문에 정해진 임기는 없다. 그래서 당장 내일이라도 그만둘 각오로 열심히 책무를 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30여년 공직생활을 되짚어보면, 운이 참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방과 중앙을 넘나들며 쌓은 인적자산 등 축적된 경험을 고향에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싶다. 때마침 세종시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정말 감사하다.

-주위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이를 바탕으로 정계 진출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기대를 걸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하지만 지금은 세종시의 안정적 궤도 진입에 올인해야 할 때로,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한 눈을 팔아서는 안되고, 적절치도 않다.

# 최민호 청장의 사생활 엿보기

-색소폰 연주실력이 수준급으로 알고 있는데, 평소 자신만의 여가활동 방식이 있다면.

▲200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최고경영자(CEO) 문화예술 과정을 수료하면서, 내면의 깊은 울림을 직감했다. 문화를 뺀 행정이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깊이없는 것인지를 알게 됐다. 그래서 당시 동기생들에게 '앞으로는 행정을 문화적 관점에서 보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처음 배우기 시작한 악기가 색소폰이고, 2009년 말 충남도 행정부지사 시절, 이임식에서 생각을 행동화했다. 이임사 종이를 그대로 읽고 싶진 않았다.

당시 연주곡이 영화 오즈의 마법사 삽입곡인 'Somewhere over the rainbow'와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 'My way', '광화문 연가'다. 이 세 곡에 이임사가 모두 담겨있지 않은가.(웃음) 요즘에는 바빠서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다. 소청심사위원장 재임 기간에는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겨 했다. 최근에는 사택인 노은동 아파트 25층 계단을 하루 세번 왕복하고,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물구나무서기 등 고전적(?) 운동 방식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인생의 큰 자산은 단짝 친구라고 하는데 이를 소개한다면.

▲솔직히 한두명이 아니어서 이름을 말씀드리긴 그렇다. 이름 한번 잘못 얘기했다가 친구들로부터 항의(?) 전화에 시달려야하는데 자신없다(웃음). 그래도 소개한다면, 대전 대신초 졸업 후 현재까지도 연락을 계속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는 정도로 마무리하고 싶다. 에피소드를 소개한다면, 내 출판기념회 때 초ㆍ중ㆍ고ㆍ대, 군대 동기, 공무원 동기생들만 초청했는데 모인 사람만 150여 명됐는데, 이 과정에서 참석자 모두가 한 자리에서 서로 친구가 되기로 선언하면서 박장대소한 기억이 있다.

-중앙과 지방으로 인사이동이 잦았는데, 가장으로서 자신의 점수를 매긴다면.

▲결혼할 때부터 계속 되풀이된 것 같다. 해병대 장교시절 결혼하고 제대하니 첫째딸의 돌잔치를 맞이했다. 하지만 공직에 복귀한 뒤 첫 근무지 역시 온양시청으로, 주말 부부는 운명이 돼버렸다. 늘 아이들과 아내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무튼 나 자신은 100점이라고 자평하지만, 집사람은 0점을 줄 것 같다. 공직생활을 끝마치면, 아내와 손잡고 세계일주를 가고 싶은 게 소망이다.

최민호 청장은?

최민호 청장은 1956년 대전 출생으로 한국외대와 연세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일본 도쿄대 정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행정고시(24회)에 합격 공직생활에 입문했다. 2004년 행자부 공보관과 2006년 충남도 행정부시장, 2008년 3월 행안부 인사실장 등 30여 년간의 공직기간중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09년부터 지난달 17일까지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대담=백운석 건설금융팀장 /정리=이희택ㆍ사진=김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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