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이 심각한 지방에서 일반진료 의사 추가 충원이 어렵고 구체화 되지 않은 정부 방침 등으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선택진료제도는 환자가 병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신청하는 제도로 일반의사에 비해 진료비와 수술비 등이 50~100%정도 비싸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선택진료 의사의 자격요건을 '전문의 자격인정을 받은 후 5년이 경과한 대학병원·대학부속 한방병원·대학부속 치과병원의 조교수 이상인 의사 등'으로 강화했다.
특히 환자의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고시하는 필수 진료과목에 대해 전 진료시간 동안 1명 이상의 비선택 진료의사를 반드시 배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지역 종합병원들은 지역 현실과 동떨어진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병원들은 필수 진료과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비선택 진료의사를 하루 1명씩 반드시 배치하기 위해서는 20~30명의 의사 인력 추가 채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실제 의료현장에서 비선택 진료의사를 원하는 환자들이 많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학병원 등 상급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대부분이 교수 진료를 원하고 있고, 진료비 실비보험 제도 등의 확대로 진료비 부담을 갖지 않으면서 일반의사를 선호하지 않는 추세다.
지역 대학병원 관계자는 “규정을 맞추기 위해 일반의사를 고비용을 들여 채용해야 하겠지만 활용도가 높을지 의문이다”라며 “더욱이 지방병원은 의료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만큼 인력 보강에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택진료 의사에 대한 정보 제공이 활발하지 못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측에서 권유하는 의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 것도 문제다.
지명도를 보고 해당 의사를 찾아온 환자를 제외하고 상당수 환자들은 병원의 권유로 진료 의사를 선택하는 현실에서 일반의사를 배치한다 하더라도 활용도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택진료제가 종합병원에 대한 정부의 적자보존 정책이었던 만큼 지방 병원들의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불만의 요인이다.
종합병원 관계자는 “일반의사 배치를 하는데 인력 채용에 따른 부담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진료 접수 과정에서 선택진료를 설명하는데 번잡스러워 민원이 생길것이 우려된다”며 “수도권의 저명한 병원들을 제외하고는 지방에서는 어렵고 난해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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