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후순위채권 투자자 구제 나선다

정부 소송비용 지원 검토… 대전 67명 대상

금융당국이 잇따라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투자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피해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투자자가 불완전판매 피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 비용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했다. 분쟁조정과정에서 당사자들이 합의하지 않고, 조정안도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대전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매입자는 67명으로, 모두 80억3500만원 규모다. 하지만, 소송 비용을 지원하면 5000만원 초과예금 피해자와의 형평성 논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도 앞서, 후순위채권 피해자 신고를 접수한 뒤 분쟁조정절차를 통해 불완전판매 피해자로 확인되면 직접 피해를 구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0일부터 8월31일까지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피해자 신고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우선, 피해자들로부터 후순위채권 판매 과정에서 저축은행들이 투자 약관과 리스크를 투자자에게 제대로 설명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 측에 불완전 판매책임이 있다고 결론을 내릴 경우 해당 피해자들은 5000만원 초과 예금 채권자와 같은 순위의 채권을 인정받게 된다.

금융당국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피해자를 금융분쟁 조정위를 통해 구제하는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불완전 판매 입증 여부와 보상 시점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대전저축은행 예금피해자대책 모임 관계자는 “후순위채권은 저축은행의 적극적인 권유로 매입한 이들이 많다”며 “1인당 피해규모가 1억원이 넘는 만큼, 당국이 직접 구제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