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 활개… 광풍 실감

수백명의 업자들, 청약자와 뒤엉켜 북새통 단속 외면 '딱지' 뒷거래 버젓이… 민원 빗발

[세종시 첫마을2단계, 당첨발표 현장에 가보니…]

14일 첫마을 2단계 당첨자 발표가 이뤄진 LH 세종시 본부 분양상담실에 몰려든 수백여명의 인파.

“수백명의 떴다방 업자들이 세종시 첫마을 분양상담관에 몰려 들었다고 하네요. 도대체 당국에선 단속도 않고 뭐하는 것인지….”

세종시 첫마을 2단계 당첨자 발표일인 14일 LH 세종시 본부 분양상담관 앞에서 만난 40대 후반의 주부는 함께 온 일행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분양상담관 입구에는 주택형별 당첨자 명단을 확인하러온 청약자들과 소위 미등기 전매로 한 건(?)을 올리려는 부동산 중개업자 500여 명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당첨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청약자는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 반면,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빠진 탈락자들은 고개를 떨구고 발길을 돌리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일부 청약자들의 경우 탈락 사실이 믿기지않는 듯, LH 상담사들에게 항의하는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LH 직원들은 직접 방문 외 전화를 통한 불만 민원을 해소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이번 분양을 통해 한 몫 챙기려는 속칭 떴다방(이동식 유사 중개업소) 업자들이 분양상담관 주변에서 활개를 쳐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만 전국적으로 500여 명의 떴다방 업자들이 이곳을 찾았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사전에 매도자 또는 매수자를 모집해 현장에서 미등기 전매 거래를 성사시키는 모습이 목격됐다. 전화통화를 발해 '프리미엄이 수천만원 붙었으니 걱정마라'고 설명하는가 하면, '당첨 하한선으로 보이는 60~70점의 가점을 가진 청약자들이 수두룩한데 앞으로도 쉽지않다'는 말로 미등기 불법전매를 유도하는 모습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분양상담관 맞은편 숲속 휴게소에서는 즉석에서 가계약 성격의 백만원권 수표와 속칭 딱지를 주고받기도 했고, 5~6명이 한데 모여 은밀한(?) 방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LH가 분양상담관 입구에 내건 '부동산 중개업 관계자의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무색할 정도였다.

현행 국세청 소득세법 규정을 보면, 미등기 전매 행위적발 시 77%의 양도소득세 부과와 함께 각종 비과세 감면혜택 배제 등의 불이익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이를 목격한 일부 청약자들은 “연기군 등 관련 기관에서는 단속도 안하고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불법을 방조하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LH의 한 관계자는 “첫마을 아파트 분양 열기는 세종시의 안정적 궤도 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지만, 연기와 공주 지역민 당첨 쏠림현상과 떴다방 양산 등 과열 현상을 보면서, 청약자격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