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막힌 의약품 분류… 환자만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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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의약품 분류… 환자만 답답

의사-약사회 '밥그릇 싸움' 첨예… 의약분업 후 한차례도 시행 안해

  • 승인 2011-06-08 17:30
  • 신문게재 2011-06-09 5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대전에 사는 주부 김모(35)씨는 얼마전 응급피임약을 구입하기 위해 약국을 찾았지만 처방전 없이는 판매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했다.

김씨는 “주말이라 병원이 문을 여는 곳도 없고 난감했다”며 “다른 피임약은 약국에서 판매하면서 급한 환자들이 먹는 응급 피임약은 병원 처방을 받아야 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유학생 Y(24)씨는 피부 트러블이 있어 부신피질 호르몬제 연고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을 찾았지만 전문의약품인만큼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와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했다.

그는 “호주에서는 동네 ㅅ슈퍼에서도 쉽게 구입이 가능했던 연고 종류인데 한국에서는 절차가 복잡한 것 같다”며 “병원에서 별도의 주사 처방이나 치료를 받은 것도 아닌데 처방전을 위해 병원을 가는 것은 낭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의약품 분류가 늦어져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일반의약품은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하지만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통상 외국에서는 이들 약품 분류를 매년 수차례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의약분업 후 단 한번도 시행하지 않았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분류 실시를 놓고 의사회와 약사회 등 관련 단체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전문의약품의 숫자가 줄어들 경우 병원 외래환자 감소를, 약사들은 일반의약품들이 '의약외품'으로 분류될 경우 판매 품목수가 줄어들 것을 각각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두 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의약품 분류 자체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를 금지하는 대신 의약품 분류를 실시해 의약외품은 약국 외 슈퍼 등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의사협회가 강력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도 의약품 분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환자들이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단체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입장에서 과감한 정책 결정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의약품 분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언제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질지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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