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지식재산권 보호 최선… 과학기술도시 대전 보탬될 것”

[최은수]“지식재산권 보호 최선… 과학기술도시 대전 보탬될 것”

국내 최초 전자소송 성공 정착… 전국서 벤치마킹 공정하고 성심을 다한 재판통해 국민신뢰 쌓을 것

  • 승인 2011-06-08 14:14
  • 신문게재 2011-06-09 9면
  • 박종명 기자박종명 기자
[중도초대석]최은수 특허법원장

▲ 최은수 특허법원장
▲ 최은수 특허법원장
최은수(56·사진) 특허법원장은 남을 배려하는게 몸에 밴듯 보였다. 고등법원장이라기 보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과 소탈함에서 대화하는 사람의 경직성은 금세 무장해제된다. 나보다는 상대방을, 주인공이라기보다 조연이라는 마음씨에서 비롯됐을 겸양미(謙讓美)를 읽게 된다. 지난 2월 고향에 부임한 최 법원장으로부터 전자소송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비결과 법관의 자세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고향이자 법관생활을 처음 하신 곳에서 특허법원 수장으로 근무하게 돼 그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2월 취임하신 뒤 대전에서 보내시는 소회가 어떠신가요?

▲제가 논산 출신이니 대전은 제게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곳입니다. 1982년 9월 대전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된 이래 홍성지원 판사로 근무한 바 있고, 2001년 2월에는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로 다시 대전에 부임하였으며, 올 2월에는 특허법원장으로 대전에 오게 되었습니다. 약 10년 만에 다시 고향에서 근무하게 되니 더욱 반갑고 기쁜 마음 그지 없습니다. 더욱 성심을 다해 특허법원장의 직무를 수행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

-특허법원하면 일반인과 동떨어진 특수법원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특허법원의 역할이 지식기반사회에서 더욱 중요시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원ㆍ노동ㆍ자본이 사회의 중요 가치로 인정되는 산업사회에서는 동산, 부동산과 같은 유체물에 대한 권리관계를 적정하게 규율하는 노력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지식과 정보가 가치의 중심이 되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창조적 활동에 의해 창출되는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지식재산 기본법'도 이러한 시대 상황에 발맞춰 범정부 차원에서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리 사회에서 지식재산의 가치가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허법원은 '창의적인 기술과 공정한 법의 만남'을 지표로 법관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통해 지식재산권의 실질적인 보호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허법원의 역할은 지식기반사회가 심화될수록 더욱 그 중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지적재산권 분쟁을 다루는 전문 법원 특성 상 소속 법관들의 전문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법관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특허법원의 재판부는 약 20년 이상 법조 경력의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약 10년 이상 법조 경력의 배석판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로 지식재산권 분야에 대한 학위나 개인적인 연구실적 및 전문 재판부 근무 경력이 있는 법관들이 특허법원에 배치돼 근무하고 있습니다. 재판의 연속성과 법관의 전문성 함양을 위해 특허법원의 부장판사는 2년 이상, 배석판사는 3년 이상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또한 법관들로 구성된 실무연구회에서 연 8회 세미나를 개최하여 특허법 이론 및 재판실무에 관한 쟁점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물을 모아 2년마다 '특허소송 연구' 논문집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가까이에 대덕연구단지가 있다는 장점을 살려 대덕연구단지 내에 있는 연구원들을 방문함으로써 법관들이 첨단기술 및 R&D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전자소송제도가 특허법원부터 시범적으로 실시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5월부터는 전자소송이 민사소송으로 확대돼 이미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특허법원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전국 법원 관계자들이 줄을 잇기도 했습니다. 특허법원이 전자소송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비결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우리나라 사법부 정보화의 과제라 할 수 있는 전자소송이 지난해 4월 특허법원을 시작으로 사법부에 도입돼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또 5월 2일부터는 민사사건에도 전자소송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특허법원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자소송을 시행한다는 자부심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구성원 전원이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 전자소송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허법원은 전자소송의 원활한 정착과 발전을 위해 실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발굴ㆍ개선하고 이를 통해 얻은 경험을 사법부 전체에 전파하고, IT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세로 노력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법 수요자들이 전자소송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불편사항을 찾아내 수정ㆍ보완하는 작업을 해 나갈 것입니다.

-평소 후배 법관들에게 가장 강조하시는 점은 무엇입니까?

▲29여 년 동안 법관으로 봉직해오며 느끼는 것은 법관의 업무는 앞에서 사회를 이끌어나가기보다 뒤에서 남은 사람들을 챙겨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들을 위해 대신 고심하는 것이 바로 법관의 직무입니다.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고 알려지는 큰 사건이 아니더라도 법관이 담당하는 사건은 모두가 소송 당사자의 인생이 걸려 있는 중요한 사건이므로 법관은 모름지기 모든 사건에 성심을 다해 임해야 한다는 점을 후배 법관들에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전국에 유일하게 대전에 소재하고 있는 특허법원의 소중함을 시민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 말씀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대전은 대덕연구단지, 카이스트가 위치해 있어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기술도시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으로 지정돼 대전은 앞으로 과학기술도시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특허 소송 절차를 통해 과학기술과 관련된 법률적 쟁점을 다루는 특허법원이 이러한 대전에 위치해 있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대전이 보다 더 큰 과학기술 중심도시로 발전해 나가는 데 특허법원이 작은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보다 많은 대전 시민들과 학생들이 특허법원을 견학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특허법원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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