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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헌선 대전동산초등 교감 |
지난 달에 대전 근교의 '만인산푸른학습원'으로 5학년 학생들과 함께 2박 3일의 수련활동을 다녀왔다. 수련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담임 교사가 “그 동안 수고했어요. 얼른 집에 가서 부모님 보고 싶지요?”라며 격려하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예!”하며 힘차게 대답하였으나, 한 학생만 큰소리로 “아니요, 얼른 집에 가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어요!”라고 대답하였다.
부모가 직장 다니느라 낮에 집을 비우다 보니, 그 아이는 하교 후에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으며 컴퓨터 게임에 몰두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그 아이가 컴퓨터 게임 과몰입(컴퓨터 게임 중독의 전초단계) 단계일지 모르니 부모와 상담을 해 보라고 담임 교사에게 권유하였다. 부모가 “내 아이는 절대 컴퓨터 과몰입이 아니다”라며 펄쩍 뛰시더란 상담 결과를 들었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인간이 만든 가장 걸출한 문명의 산출물로 모든 분야의 발전에 엄청난 공헌을 하였으며 지배를 하고 있다. 인터넷의 유용한 측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나,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할 다른 측면은 '인터넷의 지나친 몰두'일 것이다. 컴퓨터에 의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리 뇌의 구조와 기능을 살펴보자.
'전두엽'은 신체부위를 마음대로 움직이고 과거에 대해 사고하고, 미래를 계획하며, 주의를 집중하고, 판단·결정, 문제 해결, 대화에 참여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내·외의 감각계에서 오는 정보가 종합되고 고차적인 정신활동이 일어나는 아마 두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게임 과몰입'은 성장기에 활성화되고 발달되어야 할 우리 아이들의 '전두엽'의 발달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
'후두엽'은 뇌 뒷부분의 중심부 아래에 위치하여 시각 자극을 처리하기 위한 두뇌 센터이며, '측두엽'은 귀 바로 윗부분의 양쪽에 있으며 청각 처리와 언어 처리를 하는 역할을 한다.
컴퓨터 게임의 진행을 살펴보자. 컴퓨터 게임은 엄청나게 스피드해서 빠르게 반응하지 않으면 패하기 십상이다. 게임 화면을 후두엽에서 인식하여 전두엽으로 보낸 후, 전두엽이 생각과 판단을 한 다음 행동 명령을 받아 자판을 조작한다면 이미 게임이 패배로 끝날 정도로 게임프로그램은 스피드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두엽에서 인식하게 되면 전두엽으로 보내지지 않고 감각적으로 자판을 조작해야만 한다. 후두엽에서 감각적으로 행동을 하는 동안 전두엽은 전혀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발달과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친다.
게임의 내용 구성도 상당히 폭력적이다. 자극적이며 폭력적인 행위가 반복된다. 컴퓨터 게임 과몰입은 살상게임의 잔인한 정도가 점점 높아져야 만족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 한창 발달시키고 활성화시켜야 할 전두엽을 사장시킬 우려가 있다.
IT 강국으로 우리 아이들은 컴퓨터와 인터넷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다. “내 아이는 아닐 것이다!”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하나가 되어 무한히 성장해야 할 우리 꿈나무들이 컴퓨터나 휴대폰과 같은 게임기들의 유혹을 스스로 조절하고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부단히 지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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