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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무호 충청지방통계청장 |
이런 사회 흐름속에 충청지방통계청은 지역 청소년 관련 지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청소년 통계를 8년째 작성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6일 '충청지역 청소년 통계'를 공표했다. 이번 공표된 청소년 통계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우리지역 청소년의 자살에 대한 심각성이다.
이번에 공표한 충청지역의 2009년 0~24세 청소년 사망률은 10만명당 대전 36.8명, 충북 38.8명, 충남 39.4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청소년의 주요 사망원인을 보면 10대 미만의 1순위는 운수사고지만 10대에서 20대까지의 사망 1순위는 자살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대전지역 청소년 자살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5~24세 청소년의 자살률은 전국평균 10만명당 8.6명이며 대전의 경우 1년 전보다 4명이 증가한 11.1명, 충북과 충남은 각각 8.6명, 8.2명으로 나타나 우리지역 자살 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말해주고 있다.
자살이란 개인의 특성과 환경적인 경험이 함께 작용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개인의 특성이라 함은 성장과정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고, 그렇게 성장한 개개인이 이 사회를 이루고 만들어 가는 것이므로 이들을 키워나갈 부모인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따라서 가정은 물론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궁극적으로는 국가차원의 예방시스템이 절실히 요구된다.
세계 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률은 10만명당 28.4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으며, 평균치인 11.2명의 2.5배나 된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높던 핀란드, 헝가리, 덴마크 등의 자살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계속 늘어 10년 전 사망원인 7위였던 자살이 4위로 껑충 뛰었다.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자살 문제 역시 사회 뿐만 아니라 개인건강을 위협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은 다음세대를 이어갈 미래의 주역으로 그러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자살 징후가 있는 청소년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개입하느냐에 따라 목숨을 살릴 수 있다. 청소년 자살에 있어 경쟁과 학업, 가족과 교우관계 등 복합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것이다.
이번 충청지역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중·고등학교 청소년이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대전 44.4%, 충북 44.5%, 충남 42.7%로 학생들 중 절반이 스트레스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다.
중학교 시기부터 자살 위험군의 비율이 높아지고 연령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초등학교 때부터 자살 예방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학생들의 자존감 증진 및 생명존중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스트레스, 우울증, 인터넷 중독 등 성장기 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정서·행동상 이상 징후를 조기 발견하고 관리가 필요한 학생을 대상으로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및 또래관계 프로그램 개발·보급에 힘쓰는 등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한 유기적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청소년 자살 예방은 근본적으로 청소년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관심에서 시작한다. 이제는 청소년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등 전 사회구성원들이 하루 빨리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우리 청소년들이 또래관계에서 놀림이나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있지는 않은 지, 우울, 인격장애 등과 같은 정서적 문제에 빠지는 일은 없는지 가정 내에서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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