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이 고교 학생부 믿지 못하면

  • 오피니언
  • 사설

[사설]대학이 고교 학생부 믿지 못하면

  • 승인 2011-06-06 16:49
  • 신문게재 2011-06-07 21면
고등학교 3년 동안의 성과를 담은 학생생활기록부는 대학 입시에서 영향력이 더할 수 없이 크다. 수시와 정시모집에서 수능은 최저학력기준 등 자격 기준에 불과하고 대학에 따라 80~100% 학생부로 선발한다. 그런데 대학은 학생부를 과연 얼마나 신뢰하고 있을까. 본보 취재 결과 대학들은 내신 성적만 참조할 뿐 나머지 항목은 전혀 보지 않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학들은 신입생 선발 때 내신 성적뿐만 아니라 독서활동 특별활동 수상실적 등 비교과 활동 내역도 중요한 전형요소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내신 성적만 볼 뿐, 다른 항목들은 평가 때 참고만 할 뿐이라고 한다. 내신 성적은 객관적 근거가 있지만 나머지 항목은 주관적 견해가 많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선 고교가 학생에게 불이익이 되는 내용은 적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정정하는 일까지 잦다. 이러니 대학이 학생부를 믿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대전과 충남교육청이 최근 한 달간 학생부 정정 사례를 감사했더니 대전은 3개교에서 10여건, 충남은 32개교에서 50여건이 발견됐다. 학생부는 사실의 오기(誤記), 추가 증빙서류가 있을 때에 한해 정정할 수 있다. 시·도교육청은 정정 사례 대부분이 이 같은 '단순한 수정'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당한 정정 사례 의혹이 짙은 정정도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만약 위법·부당 정정으로 확인될 경우 특별감사를 의뢰하고 처벌하겠다는 것이 교육청의 방침이다.

제자의 장래를 걱정하는 학교나 교사들의 입장에선 고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학생부가 대입에 결정적인 선발기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따라서 부당한 학생부 정정은 선량한 학생들에게는 온당치 못한 반칙행위인데다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일일 수도 있다.

대학이 학생부를 믿지 못하면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통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구두선일 수밖에 없다. 입학사정관제의 취지가 공교육 정상화 아닌가. 교사들도 학생의 실제와 다르게 학생부를 기록하는 일이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는 자해 행위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 `혁신적 역발상` 통했다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 '혁신적 역발상' 통했다

세종의 높은 상가공실 문제를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 문제 해결을 노린 혁신적 역발상의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가 실수요자들의 큰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상가 소유주와 실수요자를 연결함으로써 상가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으로 20일부터 21일까지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이틀간 1000여 명이 현장을 방문했고 프랜차이즈 부스에서는 6건의 실제 가맹계약이 성사됐다. 여기에 박람회 이후 10개 팀이 실제 상가 현장을 찾았으며 추가로 방문 예약..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