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시도시철도 기본계획 변경 공청회에 참석한 대덕구민이 계획안 수정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대전 도시철도 2호선 시민 공청회가 주민들의 항의에 부딪혀 파행으로 치달았다.
대전시는 지난 3일 시청 대강당에서 도시철도 2호선 계획안을 담은 '대전 도시철도 기본계획 변경안 시민공청회'를 개최했으나 700여 명의 대덕구 주민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행사 진행을 막아서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공청회에서 도시철도 2호선 필요성 설명에 나선 유세종 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대전시 인구와 자동차가 급격히 늘고 있어 10년 후에는 서울시처럼 극심한 교통난이 예상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예산문제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시 재정규모가 크게 늘었고 시민편의를 위해 운송원가보다 요금을 낮게 책정해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역설했다.
이어 '도시철도 기본계획 변경안' 발표에 나선 문진수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이 노선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자 대덕구 주민들이 “책에 다 나와 있는데 무엇하러 하느냐”며 진행을 막아섰고 다수 주민들의 단상 점거로 발표가 중단됐다.
사회자가 주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토론시간을 패널당 10분에서 5분으로 단축시켜 토론이 가까스로 시작됐다.
김경철 KAIST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대전의 대중교통 열악성을 제기하며 고급 대중교통 수단인 도시철도의 조속한 도입을 강조했으며, 대중교통 공급책과 승용차 억제정책의 동시 시행 필요성을 제기했다.
두번째 토론자인 김승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의 도시철도 2호선을 예를 들며 순환선에 대한 단점을 지적했다.
세번째 토론자의 발언이 시작될 쯤 단상 앞을 지나던 한 주민이 실신했고 결국 이날 토론회는 20분도 안돼 중단사태를 맞았다. 이후 사회자가 당초 10분에서 1시간으로 늘린 주민 청취에 들어갔고 도시철도에 대한 불만과 요구가 쏟아졌다.
대덕구 법동에 사는 김성자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지하철을 한 번도 타지 못했다. 대덕구민 전체가 똑같다”면서 “중리네거리만 지나는 대전시 도시철도 계획안에 울분을 참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윤재필 대덕구의회 의원은 “신탄진을 지나는 노선에서 갑자기 이렇게 바꿀거면 공청회를 열기 전에 변경안에 대해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장이 나와서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다른 지역 구민들도 각자의 요구안을 제기했다. 동구 가오동 정기옥씨는 “대덕구민의 마음도 동구 구민의 마음과 똑같다”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가오동, 효동을 거쳐 용전복합터미널을 경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유성구 주민 노정호(송강동)씨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계획안은 도심 외곽을 배제하고 원도심을 지나는 근시안적인 노선이다. 엑스포공원에서 전민동, 구즉동, 신탄진을 지나는 안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민공청회에선 주민의견 청취가 무려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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