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은 창단 이래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꿋꿋이 극복해온 저력 있는 팀이다. 내년은 대전 시티즌 창단 15주년이고, 내후년이면 K리그 출범 30년째를 맞는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각 구단과 선수 등 모든 축구인들은 두 번 다시 검은 손길이 프로축구를 더럽히지 않도록 분발할 책무가 주어져 있다.
다만 일부의 비리로 인한 그늘이 프로축구 전체, 시티즌 전체로 드리워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검은 돈이 오가는 거짓승부가 뿌리뽑히도록 환부를 도려내는 것과 우리 축구를 향해 지지를 보내는 것은 엄정히 구분해야 할 것이다. 팬 앞에 고개 숙인 선수와 구단, 나아가 한국축구를 위해 분노와 질책을 접고 망설임 없이 관용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이번 경기를 통해 대전 시티즌은 위기 앞에 강한 팀임을 또다시 입증해보이길 바란다. 서포터스와 팬, 대전시민은 시티즌이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구단과 선수, 감독 모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K리그가, 대전 시티즌이 우리 축구를 대표한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는 확신이 필요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대전의 축구는 계속돼야 한다'는 명제는 구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구단 덕에 축구특별시민 별호를 얻은 대전시민이 공유할 몫이기도 하다. 일부 선수의 과오로 팀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은 빨리 종식될수록 좋다. 한국축구의 성장에는 K리그 발전이 전제돼야 하며, 그 중심을 주도해 나가는 것, 그것이 대전 시티즌이 사는 길임은 믿어야 한다.
시티즌은 존속해야 하고 거듭 발전해야 할 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콘사도레팀의 연고지인 일본 삿포로는 대전시와 자매결연해 교류·협력의 지평을 다져나가는 도시다. 승부조작 수렁에서 허우적이는 대전 시티즌이 서둘러 마침표를 찍는 데 있어 이번 국제축구대회는 사실상 첫 시험대다. 치부를 가리지 않고 새살을 돋게 하겠다는 대전 시티즌의 눈물겨운 호소에 팬들과 대전시민이 더욱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해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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