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이 하나로 가는 길을 찾겠다'며 현장투어에 나섰던 심 대표는 지난달 30일 저녁 천안에서 자신의 지지모임 성격을 갖고 함께 해 온 '충심회' 회원들과의 대화를 끝으로 1차적인 현장투어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는 자유선진당 소속인 박상돈 전 의원과 구본영 전 천안시장 후보 등이 참석해 지역 정치권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런 가운데 심 대표는 31일 “내 역할은 통합의 큰 틀과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고, 남은 것은 변화와 혁신을 얘기한 선진당의 몫”이라며 합당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현장투어와 관련해 “여론은 대개 비슷하지만 반반으로 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우선 합치고 큰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충청인들이 왜 합치는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것”이라며 “이달 중에 남은 지역을 더 돌아본 후에 생각을 가다듬어 보겠다”고 말해 합당을 전제로 시기와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결단의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런 상황 속에서 심 대표는 통합의 시기와 방법에 대한 자유선진당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현장투어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만큼 대표께서 조만간 입장 정리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선진당이 합치자고만 얘기하고 있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없기에 그 부분이 관건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이미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 모두 합당과 통합이라는 대전제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충청권 정치세력의 결속과 외연확대를 내세운 선진당 쇄신ㆍ발전 특위 활동과 심 대표의 현장투어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정도면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한 양쪽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권선택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선진당 쇄신ㆍ발전 특위가 당초 보다 시한을 앞당겨 이달 말까지 활동을 완료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며 어느 정도 양쪽의 교감이 있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 이날 권선택 원내대표와 심대평 대표가 '세종시 자족기능과 과학벨트 연계전략'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토론회를 일종의 합당 수순밟기로 보는 시각도 많다. 즉 지역 현안을 고리로 합당을 위한 명분쌓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실제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합당 문제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심 대표와는 공직 생활을 같이했고 학교 선후배이기도 하며 (내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을 때 응원과 격려를 보내며 구애를 해서 같은 길을 걷는 등 남다른 인연이 많다”며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이제 다시 함께 갈 때가 왔으며, 심 대표께 충청권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공개적인 구애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토론회를 통해 심 대표와 정책 공조의 틀이 만들어졌으며, 이것을 발전시키면 정치적 공조와 동행의 길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이날 토론회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도 “오늘 토론회를 함께 한 이유는 대전 대표 정치인인 권 의원과 충청권이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 온 것은 충청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세종시와 과학벨트의 상생 방안을 만드는 일을 함께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나는) 분명히 충청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에 모든 것을 바칠 것이며, 혼자 덜렁덜렁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편하게 정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종섭ㆍ연기=김공배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