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총장은 혁신비상위원회(혁신위) 개선안 즉시 실행여부를 놓고 교수협이 서 총장을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나 학교 측은 KAIST 이사회 카드로 맞설 태세다.
서 총장은 지난 25일 경종민 혁신비상위원회 위원장에게 “이사회는 학내 구성원들이 다함께 힘을 모아 이러한 목적을 더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해 혁신비상위원회가 구성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나는 이사회에서 전체를 바라보고 학교의 미래를 위해 고민할 수 있도록 혁신위에서 도출된 개선 사항들을 이사회에 보고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이사회 보고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교수협는 “지난달 14일 서 총장과 교수협이 합의한 사항 중 '혁신위의 결정 내용을 무조건 즉시, 즉 지체없이 실행하야 한다'고 약속했다”며 “혁신위의 모든 의결사항을 모두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서 실행한다는 것은 합의문의 중요 내용인 혁신위 의결안의 즉시 실행을 거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어강의, 학기제 전환, 신입생 필수 디자인 강의 등은 실행당시 이사회 보고없이 서 총장이 직접 실행했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사항이 아니다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교수협은 “서 총장은 그동안 (KAIST에서) 추진되어온 개혁과 개혁정책들이 중단없이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이사회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기대이며, 혁신위가 구성된 것도 그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며 “이는 '개혁=서남표식 개혁', '서남표개혁에 반대=개혁에 반대' 라는 등식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학교 분위기는 다시 일촉즉발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는 게 학교 구성원 일각의 얘기다. 교수협의 31일 교수협의회 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혁신위에서 도출된 개선안의 실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와 함께 서 총장의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문제 삼으며 수면아래로 가라 앉았던 서 총장의 거취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KAIST의 한 교수는 “KAIST 이사회와 서남표 총장은 같다는 등식을 지우지 못하면 KAIST는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완충 작용을 했던 혁신위가 무너지면 학교측의 주류와 비주류간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지점까지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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