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발매소 줄이랬더니 되레 확장

마사회 천안지점, 농림부 축소방침 묵살… 연차적 건물 매입 지정좌석제 늘려

농림수산부의 마사회 장외발매소에 대한 축소 또는 폐지방침에도 한국마사회 천안지점 (옛 천안 화상경마장)은 오히려 연차적으로 건물을 매입하며 영업장을 확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마사회 천안지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건물 2~5층 연면적 1만1230여㎡를 138억 5800만원에 매입한데 이어 지난 1월 1층 1000여㎡를 사들였다.

올해 말까지 계약이 만료하는 1층 구내식당 99㎡도 추가로 매입할 예정이다.

천안지점은 2005년 3월 개장 당시 건물 2, 3층 3241㎡를 임대 사용했지만, 2006년 11월 4, 5층 3260㎡를 확장했고 지난해 4월에는 1층을 또다시 임대해 마권발매소로 이용하는 등 공간확장에 혈안이 됐다. 하지만, 농림수산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2008년과 지난해 1월 2차례에 걸쳐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하면서 장외고객을 줄이도록 했다.

이에따라 과천경마장 이외의 장외이전설치 시 도심외곽지역을 검토하고 장외발매소 신설을 중단토록 했다.

농림부도 천안지점과 같은 장외발매소 건물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면 업장을 폐지토록 하는 등 점진적으로 장외발매소를 축소할 계획이다.

장외발매소가 그동안 여가나 레저 기능이 취약한 상태에서 불건전하게 운영돼 도박중독자가 양산되고 사행산업이 무분별하게 확산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마사회는 농림부 등의 지적을 묵살하면서 연차적으로 매입한 천안지점에 지난 4월 기존 지정좌석제를 335개에서 400개로 늘렸다.

지정좌석의 수는 1일 평균 고객의 13%가량을 차지해 그만큼 VIP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고객 편의를 위해 설치됐다는 지정좌석제는 곧 막대한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천안지점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천안지점 관계자는 “농림부의 사행산업건전발전 내용은 현재 31곳의 장외발매소 지점을 유지하되 환경개선을 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사회는 천안지점 이외에도 서울 강북지점 연면적 1만6560㎡를 436억7900만원에 사들이는 등 2009년 이후 14곳의 장외발매소 건물을 매입하거나 면적을 추가로 임차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